“경찰, ‘화성연쇄살인사건’ 공소시효 끝날 때까지 DNA 분석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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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19일 21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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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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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를 찾아내는 데 유전자(DNA) 분석이 결정적 역할을 한 가운데, 경찰은 이 사건 공소시효가 완성될 때까지 DNA 분석을 시도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 15일부터 1991년 4월 3일까지 경기도 화성시(옛 화성군) 태안읍 일대에서 10명의 부녀자들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엽기적인 사건이다.

19일 채널A에 따르면,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담당했던 경기 오산 경찰서(옛 화성경찰서)는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전까지, 15년 동안 DNA 분석을 시도하지 않았다.

지난 1991년 피해자 증거물에서 DNA를 채취한 경찰은 당시 국내 감식기술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일본에 분석을 의뢰했다. 하지만 DNA와 일치하는 용의자들이 없어 진범을 찾지 못했다.

증거물을 보관해온 오산 경찰서는 계속해서 수사를 벌였지만, 사건 공효시효가 끝나는 2006년 4월 2일까지 15년 동안 DNA 추가 분석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또한 이번에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는 지난 1994년 청주 처제 살해 사건 당시 혈흔과 체모가 검출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해당 DNA 정보를 보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5년 살인죄 공소시효는 폐지됐지만, 시효가 완성된 행위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2007년 이전 발생한 살인사건의 경우 공소시효는 15년인데, 마지막 범행이 지난1991년 4월 3일 벌어져 이미 2006년 공소시효가 끝났다.

이번 사건을 맡은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한 번이라도 분석을 의뢰했다면 다른 결과를 얻지 않았을까”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경찰이 DNA 분석을 하지 않은 사이 공소시효는 모두 완성됐고, 이춘재가 진범으로 밝혀지더라도 처벌할 수 없게 됐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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