腸건강 위해 육류-야식 피하고 밥 먹을 땐 ‘5:3:2 법칙’ 지켜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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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투 북]김남규 세브란스병원 교수 ‘몸이 되살아나는 장 습관’ 출간

국내 암 사망 원인 3위이지만 최근 서구화된 식단으로 급증하는 질환이 대장암이다. 최근 저서 ‘몸이 되살아나는 장(腸) 습관’을 펴낸 김남규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사진)를 만나 장 건강에 대해 알아봤다. 김 교수는 30년간 대장암 수술을 1만 건이 넘게 진행한 최고 권위자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장이 나쁘면 정신건강도 나쁘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김남규 교수=장에는 뇌신경보다 5배나 많은 신경세포가 있다. ‘제2의 뇌’라고 불린다. 더욱이 장과 뇌는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장이 망가지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행복호르몬으로 통하는 세로토닌은 뇌에서 20%, 장에서 80%가 만들어진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우울증에 빠진다.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가 우울증이 많은 이유다.

▽이 기자=장 건강을 위해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어야 하나.

▽김 교수
=아니다. 채소에는 식이섬유가 많아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장내 미생물 환경을 좋게 만들어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 그런데 유독 채식을 하면 배에 가스가 차고 아프거나 설사 같은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채식 때문에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장에서 흡수되지 않는 특정 당(糖)인 포드맵(FODMAP) 성분이 많은 채소류를 먹었을 때 소화불량을 많이 호소했다.

▽이 기자=포드맵 함유량이 높은 식물은….

▽김 교수=양배추 브로콜리 콩류 양파 마늘 아보카도 치즈 등에 많다. 반면 딸기 바나나 오렌지 시금치 가지 감자 당근 등에는 적다. 채소류를 먹을 때마다 속이 불편하다면 한번쯤 의심해봐야 한다.

▽이 기자=올바른 장 건강을 위한 식이방법은 무엇인가.

▽김 교수=올바른 식사를 하는지 확인해보자. 가급적 패스트푸드는 피하자. 가공류, 동물성 지방, 육류 섭취는 자제한다. 전통 한식이 좋다. 한식의 장점은 발효식품이 많다는 것이다. 김치 청국장 된장 등을 먹도록 해야 한다. 다만 한식은 고염식이라는 게 문제다. 덜 짜게 먹어야 한다.

▽이 기자=발효식품이 장내 유익균을 잘 자랄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김 교수=그렇다. 건강한 장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사가 필수다. 특히 아침을 거르지 말아야 한다. 점심은 잘 먹는 대신 저녁은 가볍게 먹는다. 야식은 무조건 피해야 된다. 식사할 때는 천천히 2, 3분간 씹도록 한다. 식사 시간은 15분 이상이어야 뇌운동도 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렙틴도 분비된다. 음식을 먹을 때는 채소부터 먹으면 포만감을 빨리 느낄 수 있어 음식을 자제하게 된다. 이후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먹는다. 채소 단백질 탄수화물 비율은 ‘5 대 3 대 2’가 좋다.

▽이 기자=장 건강을 해치는 ‘발암물질 삼총사’가 있다는데….

▽김 교수=일명 ‘코리안 바비큐’라고 많이 태운 고기는 피해야 한다. 삼겹살, 쇠고기, 심지어 닭고기도 구울 때 태워 먹는다. 육류를 태우면 고소하긴 하지만 태울 때 나오는 벤조피렌이 1급 발암물질이다. 태우기 직전에 먹거나 삶아 먹는 게 좋다. 가공류에 들어가는 아질산나트륨이 두 번째 발암물질이다. 햄이나 소시지 색깔의 선명도를 유지하기 위해 넣는 성분이다. 세 번째는 동물성 지방인데 이 자체가 발암물질이다. 지방을 소화시키기 위해 몸에서 담즙이 분비된다. 담즙은 대장 내부 세균에 의해 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장내 점막에 발암 요인을 만든다. 동물성 지방의 장기간 섭취는 피해야 된다.

▽이 기자=몸에 좋다고 생각하지만 조심해야 될 음식은 무엇인가.

▽김 교수=당 성분이 많은 단맛 나는 요구르트는 피하는 게 좋다. 말린 과일도 피하자. 말린 과일은 식이섬유가 함축돼 있지만 역시 당분이 높다. 과일을 갈아 먹으면 식이섬유가 파괴되기 때문에 피하면 좋다. 트랜스지방이 많아 비만을 쉽게 부르는 빵도 적당히 먹어야 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몸이 되살아나는 장 습관#장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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