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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대국’서 지식재산권 강국으로 굴기하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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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대국’서 지식재산권 강국으로 굴기하는 中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입력 2019-09-17 15:44수정 2019-09-1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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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특허권 심사과정 첫 공개현장 가보니
올해 중국 정부에 특허권 신청 외국기업 8.3% 증가

12일 베이징(北京) 남부의 중국 국가지식재산국 특허국 심사 베이징 센터. 직원이 컴퓨터 화면을 켜자 선명한 개념도가 나타났다.

“일본의 한 기업이 우리에게 제출한 특허권 신청 안건입니다. 의사 대신 수술하는 두 개의 로봇팔이 (기존 기술과 달리) 몸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가도록 개선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 직원은 바로 옆 다른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자체 데이터 저장소에 비슷한 특허권 신청이 있는지 검색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비슷한 특허권 사례들이 떴다. “모든 심사 과정이 전자화돼 있다”고 말한 이 직원은 다른 특허권 신청의 개념도를 불러온 뒤 “서로 매우 비슷하다. 면밀하게 비교하고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이날 본보를 비롯한 일부 외신에 처음으로 특허권 심사 과정을 공개했다. 이곳에서만 2800명의 직원이 모두 200만 여건에 달하는 특허권 심사를 다룬다.


간샤오닝(甘紹寧) 지식재산권국장은 취재진과 만나자마자 “소개하고 싶은 자료가 있다”고 서둘렀다. 올해 1~7월 외국인(기업)이 중국 정부에 특허권을 신청한 건수가 9만2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3%나 증가했고 상표권 신청도 14만9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1%나 늘어나 둘 다 역대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는 것이다. 간 국장은 “외국 혁신기업들이 중국이 (올해) 적극적으로 지식재산권을 엄격하게 보호하기 위한 환경을 만들었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 유럽 일본 기업들이 중국에 특허권을 매우 많이 신청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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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국장은 “올해 11월 1일부터 상표권 침해에 대한 징벌배상액을 피해액의 최대 5배로 강화한 법이 시행된다”고 밝혔다. 중국은 올해 초 특허권 침해에 대해서도 피해액의 최대 5배 징벌배상액을 물리도록 법을 개정했다. 지난해까지 지방법원이 담당하던 특허권 침해 소송 2심을 올해부터 최고인민법원(한국의 대법원)이 담당하도록 개선했다. 중국은 2심제를 택하고 있어 최종심을 대법원이 맡도록 한 셈이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지방정부 이기주의로 소송을 해도 지식재산권을 보호받을 가능성이 적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올해 외국 기업의 특허권 상표권 신청이 급격하게 증가한 건 중국의 개혁 조치가 외국 기업들을 안심시킨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무원은 올해 5월 2035년까지 지식재산권 강국에 올라서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짝퉁 대국’의 오명에서 벗어나 지식재산권 분야에서도 미국을 압도하겠다는 ‘지식재산권 굴기(崛起)’를 본격화한 것이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의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특허권 출원 317만 건 가운데 중국이 138만 건으로 43%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미국은 60만 여건에 불과했다. 특히 중국은 미래산업인 인공지능(AI)과 차세대 이동통신(5G) 등 첨단과학기술 분야 특허권 출원 수에서도 미국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중국의 최근 움직임은 지식재산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미국 등 외국 기업의 우려를 불식하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차원을 넘어 세계 선두에 올라선 자국 첨단기술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들의 지식재산권을 국가 차원에서 보호하고 단계에 접어들었다. 간 국장이 “대외 개방을 위한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의 이유는 중국의 혁신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밝힌 점이 의미심장했다. 우리가 여전히 중국을 ‘짝퉁 대국’으로 얕잡아 보는 동안 중국은 이미 자국의 첨단기술을 세계의 표준으로 만들고 자국 미래산업의 독점적 지위를 보호할 개혁에 나섰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 첨단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할 수밖에 없는 한국은 어떤가.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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