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몇주내 美와 실무협상… 제도안전 보장돼야 비핵화 논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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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성 미국국장 담화 통해 美압박 “기회될지 위기 재촉할지 美에 달려”

북한이 이달 말 재개될 것으로 관측되는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동시에 선제적 대미 압박에 들어갔다.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1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가까운 몇 주일 내에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실무협상이 조미 사이의 좋은 만남으로 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미국이 어떤 대안을 가지고 나오는가에 따라 앞으로 조미가 더 가까워질 수도 있고 반대로 서로에 대한 적의만 키우게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리비아 방식 북핵 해법’에 대해 부정적 의사를 피력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후 “곧 북-미 실무대화가 재개될 것”이라고 밝히자 협상 결과는 전적으로 미국의 전향적 자세에 달렸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담화는 이어 “조미 협상이 기회의 창이 되는가 아니면 위기를 재촉하는 계기로 되는가 하는 것은 미국이 결정하게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담화는 9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통해 ‘9월 말 실무협상 의사’를 밝힌 지 일주일 만이다. 특히 북한의 입장을 보다 구체화해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외무성 국장은 북한이 미국에 체제 안전 보장은 물론 북한이 ‘하노이 결렬’ 이후 공개 언급을 꺼려온 제재 완화도 다시 요구하고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장은 담화에서 “우리의 입장은 명백하고 불변하다”며 “우리의 제도 안전을 불안하게 하고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없이 제거될 때에라야 비핵화 논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도 안전’이 안전 보장을 의미하는 반면,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이란 모호한 표현에 대북 경제 제재 개념이 포함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북미 비핵화 협상#북한#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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