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없는 선택”…전문가들이 본 황교안 삭발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16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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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자유한국당 공식 유튜브 ‘오른소리’ 캡처) © News1
삭발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자유한국당 공식 유튜브 ‘오른소리’ 캡처) © News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발해 삭발을 감행하는 것과 관련해 정치권 전문가들은 국민적 울림이 있기는 어렵다고 봤지만, 제1야당 대표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황 대표의 삭발식은 자극적인 보여주기 행사로 집토끼를 모으는 것은 가능하지만, 중도층으로의 지지율 확대는 쉽지않다는 분석이 전문가들 사이에 지배적이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지지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강한 의지를 보일 수 있을 것 같지만, 신뢰를 보내지 않는 사람들까지 (한국당 지지로) 바꿀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중도층까지 일정 수준 이상 끌어들여야 야권이 상황을 주도할 수 있는 건데 쉽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제1야당 대표의 삭발이 과소평가할 일은 아니지만, 삭발이라는 방식 자체가 극단적인 방법일 수 있다”며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생각도 들고, 정치를 극한으로 끌고 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들을 압도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조 장관 임명이 일주일이 지난 시점의 황 대표 삭발이 ‘실기’를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조국 임명이 문제라면 임명한 날 삭발이든 단식이든 했었어야 한다. 이언주 의원·박인숙 의원이 삭발하고, 일주일이 지난 상태에서 머리 깎는 것은 절박성도 단호함도 보이지 않는다”며 “버스 떠나고 손 흔드는 격이다. 하루 반짝하는 가십거리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지도부 회의론’에 대해서는 단기간이라도 리더십을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봤다.

야권 내 차기 대선주자로서 대세론을 받고 있는 황 대표가 삭발식이라는 강한 대응을 통해 보수 야권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역할은 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현 상황에서 실제로 한국당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나”라면서도 “당 내부 결의를 다지는 것은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장기적으로 당내 리더십을 본질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랑은 결이 다를 수 있다”라면서도 “어느 정도 당을 추스를 순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삭발식까지 감행한 것은 야권의 역할 및 역량의 부족이라기보다는 타협하지 않는 정부·여당에 의한 정치 실종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황 대표의 삭발식은 야당이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방증”이라며 “정치라는 것은 협상을 통해 타협을 도출하는 것인데, 여당이 밀어붙이는 역할 밖에 안 하니 야권에서는 전부 청와대 앞에 가서 시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황 대표는 삭발한다고 해도 청와대 쪽에서는 조 장관 임명을 철회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하는 것”이라며 “정치가 사라진 책임은 권력을 가진 쪽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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