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관세 한발 뺀 美-中… 무역협상 ‘스몰딜’ 탐색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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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간단계 합의 고려”… 중국산 관세 인상 시행 2주 연기
中, 美제품 일부 관세면제 화답… 내달 고위급협상 앞두고 출구 모색
WSJ “中, 안보-무역 분리 원해”… 美 ‘反화웨이’ 양보할지 미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중국과의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중간단계 합의(interim deal)’ 가능성을 열어뒀다. 내년 대선 전 성과를 내야만 하는 트럼프 행정부, 성장 둔화에 직면한 중국 모두 ‘빅딜(일괄 타결)’이 아닌 ‘스몰딜(부분 합의)’ 카드로 무역전쟁 탈출구를 모색하려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 美 ‘10월 관세’ 연기, 中 추가 관세 면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완전한 합의(Whole deal)를 해내고 싶다”면서도 “(중간단계 합의는) 우리가 고려하고 있는 어떤 것이다. 많은 분석가들이 쉬운 것부터 먼저, 일부만 하는 것을 의미하는 중간단계 합의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1일 트위터를 통해서도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10월 1일에서 다음 달 15일로 옮기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10월 고위급 협상의 걸림돌로 거론된 ‘관세 폭탄’을 2주간 연기하며 ‘중간단계 합의’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그는 관세 연기에 대해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의 요청 및 중국이 건국 70주년 국경절(10월 1일)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중국도 미국산 돼지고기 등에 대한 추가 관세 면제로 화답했다. 중국은 11일 농약, 윤활유 등 16개 미국산 제품에 대해 7월부터 부과한 추가 관세(25%) 면제 조치를 발표했다. 13일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도 미국산 제품 추가 관세 부과 대상에서 대두와 돼지고기를 비롯한 일부 농축산물을 제외할 것이라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류 부총리도 “미국이 추가 관세 부과 시기를 늦춘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 ‘무역 vs 안보’ 분리한 투 트랙 협상 가능성


양국의 태도 변화는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피해 증가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일자리 30만 개를 잃었다. 올해 연말까지 잃어버린 일자리가 45만 개로 불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10월 고위급 협상에서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로 구매하고 미국이 대중 관세를 연기하거나 완화하는 ‘스몰딜’ 성사 가능성이 거론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국가 안보 문제를 제외한 무역 문제로만 협상 의제를 좁히는 ‘투 트랙’ 접근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양측이 ‘투 트랙’ 접근법을 시도하더라도 중국의 구조개혁, 화웨이 문제 등 국가 안보 사안에 관한 미국의 양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최종 합의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보복관세#무역협상#스몰딜#미중 무역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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