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동학원 논란…조국 모친 “억장 무너져, 이사장 손 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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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3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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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사진=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사진=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일가가 운영하는 학교법인 웅동학원 논란 등 조 후보자와 그의 가족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른 가운데, 조 후보자 모친인 박정숙 웅동학원 이사장이 학교 운영에서 손을 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이사장은 23일 웅동중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이사장 입장문’을 통해 “제 장남이 법무부장관 후보로 지목된 후 웅동학원 관련 허위보도가 쏟아지고 있어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며 “34년 전 학교를 맡아서 지켜달라는 지역 분들 부탁으로 재정 상태가 어려운 학교를 인수하고 운영하기 위해 사비를 털어 넣은 제 남편의 선의가 이렇게 왜곡되다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밝혔다.

이어 “열악한 재정상황으로 인한 여러 법적 송사로 국민 여러분께서 의심과 오해를 갖고 계신다는 점을 알게 됐다”면서 “며칠 밤잠을 설치고 고민했다. 저희 가족이 웅동학원으로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음을 밝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저희 가족이 학교 운영에서 손을 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향후 이사회를 소집해 웅동학원을 국가 또는 공익재단에 의해 운영되도록 교육청 등 도움을 받아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 역시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웅동학원의 이사장이신 어머니가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비롯해 저희 가족 모두는 웅동학원 관련 일체의 직함과 권한을 내려놓겠다”고 전했다.

조 후보자는 아울러 부인과 자녀 2명이 2017년 74억5500만 원을 출자하기로 약정하고 10억5000만 원을 실제 투자한 사모펀드 자금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처와 자식 명의로 되어 있는 펀드를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공익법인에 모두 기부하겠다”면서 “신속히 법과 정관에 따른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앞서 웅동학원은 건설회사를 운영한 조 후보자 동생이 공사대금을 달라며 낸 소송에서 무변론으로 패소하는 등 일가의 재산확보 수단으로 쓰인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조 후보자의 부친과 동생이 운영하던 건설사는 웅동학원에서 16억 원대 공사를 수주했지만 대금을 받지 못해 부도가 났고 2005년 청산절차를 밟았다. 이때문에 기술보증기금 등이 대신 갚은 돈 9억 원과 이자를 변제하지 못했다.

그러나 조 후보자의 동생과 그의 전처는 이듬해 새로 건설사를 차려 공사대금 채권을 인수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고, 웅동학원은 변론을 포기했다. 덕분에 승소한 조 후보자의 동생은 확보한 채권을 이혼한 전처에게 넘겼다.

▼박정숙 이사장 입장 전문▼

제 장남이 법무부장관 후보로 지명된 후, 제 남편에 이어 현재 제가 이사장으로 있는 웅동학원 관련 허위보도가 쏟아지고 있어 참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하나하나 설명할 기회가 없으니, 너무도 안타깝습니다.

웅동학원은 일제강점기 시절 지역 독립운동에 앞장서 온 가족사가 깃들어 있습니다. 34년 전 학교를 맡아서 지켜달라는 지역 분들의 부탁으로 재정 상태가 어려운 학교를 인수하고 운영하기 위하여 사비를 털어 넣었던 제 남편의 선의가 이렇게 왜곡되다니, 억장이 무너집니다. 제 남편의 묘지 비석조차 정치공격에 사용되는 현실을 접하니, 기가 막힙니다. 제 남편이 어떤 마음이었을까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그렇지만 열악한 재정상황으로 인한 여러 법적 송사로 인하여 국민 여러분께서 의심과 오해를 갖고 계시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몇 일 밤잠을 설치고 고민하였습니다. 그리고 저희 가족이 웅동학원을 이용하여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음을 밝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저희 가족이 학교 운영에서 손을 떼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향후 이사회를 소집하여 웅동학원을 국가 또는 공익재단에 의해 운영되도록 교육청 등의 도움을 받아 법적 절차를 밟겠습니다. 저와 제 며느리는 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입니다.

국가 또는 공익재단이 인수한 웅동학원이 항일독립운동의 전통이 유지될 수 있도록 운영되기를 바라마지않습니다. 감사합니다.

웅동학원 이사장 박정숙 올림.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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