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후티 반군, 美 공격용 무인드론기 ‘MQ-9’ 격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2일 0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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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가 20일 밤(현지 시간) 미군 공격용 무인기(드론) ‘MQ-9’ 1대를 서북부 다마르주 상공에서 대공 미사일로 격추했다. 후티는 시아파 맹주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란도 6월 20일 남부 호르무즈해협 인근 상공에서 미 드론 1대를 격추했다.

CNN,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날 후티 반군은 미 무인기를 격추한 미사일이 자체 개발한 기종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군과 사우디아라비아군은 예멘 상공을 침범할 때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예멘에서는 2015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지원을 등에 업은 정부군과 이란과 손잡은 후티 반군이 격렬한 내전을 벌이고 있다. 미군은 예멘 내전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고 있지만 정부군을 사실상 지지하는 입장이다. 이와 별도로 예멘 내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를 공격용 무인기로 종종 폭격해왔다.

아라비아 향료 무역의 중심지 예멘은 중세부터 극심한 종파 및 이념 갈등에 시달려왔다. 북부 산악지대는 시아파, 남부 평야지대는 수니파가 주류를 이뤘고 남북의 경제 격차도 심했다. 근대에도 수도 사나를 중심으로 한 북예멘은 1918년까지 오스만튀르크가, 석해균 선장으로 더 유명한 항구도시 아덴이 있는 남예멘은 1967년까지 영국이 지배했다. 이후 북예멘은 잠시 왕정을 거쳤다 공화제를 채택했고, 남예멘에는 공산정권이 들어섰다.

1978년 북예멘의 수장이 된 군인 출신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은 1990년 예멘 통일을 주도하며 33년간 장기 집권했지만 부패 및 노골적 남예멘 차별로 민심을 잃었다. 그는 2011년 중동 전역을 휩쓴 아랍의 봄으로 실각했고 당시 부통령이던 하디가 새 대통령이 됐다. 하디 정권도 시아파 및 남부 차별을 지속하자 발끈한 후티 반군은 시아파 맹주 이란을 끌어들였다.

이란의 든든한 지원을 받은 후티는 2014년 9월 수도 사나를 장악하고 하디를 몰아냈다. 그러자 2015년 3월 사우디가 UAE, 바레인 등 주변 수니파 국가를 규합해 후티 공습에 나섰다. 후티와 정부군의 내전이 이란과 사우디의 대리전으로 번진 셈이다. 이 와중에 알카에다 아라비아지부, 이슬람국가(IS) 등 무장단체가 창궐하고, 정부군과 남부 분리주의 세력의 대립도 심각해 ‘세계 최대 화약고’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예윤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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