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링크PE에 수상한 53억… 금융위 “요청 들어오면 조사 착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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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미공개정보 활용 여부 22일 정무위서 조사 요청할 것”
曺후보측 “투자처 정보 몰라” 반박
코링크PE, 작년 정체 모를 자금 53억 무상증여 받아 첫 순이익
업계 “이런 방식 흑자는 금시초문”

금융당국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에 대해 정치권의 조사 요청이 들어오면 바로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인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 측은 20일 “당 차원에서 22일 정무위 전체회의 때 조 후보자 가족이 미공개정보를 활용해 사모펀드에 투자했는지 여부를 금융당국에 조사하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미공개정보 활용 여부 조사는 요청이 들어오면 절차에 따라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조사는 조 후보자 가족이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블루코어 밸류업 1호’ 펀드(블루펀드)에 10억5000만 원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블루펀드의 투자처에 대한 정보를 알았는지, 또 코링크PE가 적법하게 당국에 등록돼 자금 운용을 했는지 등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 측은 “블라인드 펀드는 투자 종목이 정해져 있지 않아 어느 종목에 투자되었는지 일일이 알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조 후보자 가족이 블루펀드 투자 기업의 정보를 미리 입수해 수익이 오를 것을 예상하고 거액을 투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조 후보자 가족의 자금을 운용한 코링크PE에 대한 의혹도 계속 커지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조 후보자 가족으로부터 74억 원 투자 약정을 받은 코링크PE는 지난해 53억3500만 원의 ‘자산수증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수증이익은 주주나 제3자로부터 현금이나 현물을 아무 대가없이 받아 발생한 이익으로 법인세 또는 증여세 과세 대상이다. 이처럼 정체를 알 수 없는 돈이 한꺼번에 대거 유입되면서 2016년(―1억897만 원)과 2017년(―7446만 원) 연속 당기순손실을 냈던 코링크PE는 지난해 30억5466만 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에 대해 국내 PEF 운용사 대표는 “PEF 운용사의 이익은 펀드 운용 및 청산에서 나오지 자산수증이익으로 흑자를 내는 건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링크PE의 대주주나 실소유주, 아니면 이들과 특수 관계에 있는 사람이 돈을 댔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각에서는 코링크PE 설립 초기 ‘총괄대표’를 자처한 조 후보자의 5촌 조카 조모 씨나 그의 친인척, 또는 사업상 이해관계가 얽힌 지인이 이 돈을 증여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PE업계 관계자는 “운용사의 재무구조와 운용 중인 펀드 수익률은 별개”라면서도 “수증이익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다른 투자금 유치에는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링크PE가 투자한 업체들 사이의 부동산 거래에도 석연찮은 점이 있다. 2차 전지 음극재 소재 업체 ‘더블유에프엠(WFM)’은 2017년 11월 코링크PE에 인수된 뒤 지난해 11월 코링크PE의 투자업체 ‘포스링크’로부터 서울 성동구의 한 주상복합건물 지하상가 점포를 2개 매입했다. 한 달 후엔 한식업체 A사로부터 같은 건물 점포 4개를 추가로 매입했는데, 4개 모두 A사가 2017년 9월 포스링크로부터 사들인 것이었다.

WFM이 1년여 사이에 포스링크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사들인 점포 6개의 매입비용은 총 98억4055만 원이었다. 전체 회사 자산(171억7393만 원)의 절반이 넘는다. 이 즈음 WFM은 유상증자를 통해 20억 원을 끌어오려 했지만 올 3월 투자자가 이를 철회하면서 무산됐다. WFM은 이 과정에서 투자 공시를 번복해 올 7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벌점도 받았다.

조은아 achim@donga.com·이건혁·신아형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사모펀드 투자 의혹#코링크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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