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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무력진압 공포에도…홍콩 시민들 폭우 뚫고 ‘우산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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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무력진압 공포에도…홍콩 시민들 폭우 뚫고 ‘우산 물결’

홍콩=권오혁 특파원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입력 2019-08-18 20:59수정 2019-08-1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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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장병력이 들어오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파괴되는 겁니다.” (반정부 시위 지지자 캔더스 람 씨·35)

“병력이 오진 않을 겁니다. 중국 정부는 병력 투입시 일국양제가 무너진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홍콩 정부 지지자 라이모 씨·65)

시위가 벌어진 현지에서 본보와 만난 홍콩 시민들은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에 대한 찬반 여부에 상관없이 중국의 직접 무력개입은 홍콩에 약속한 일국양제를 파괴하는 것이라는 데는 생각이 일치했다. 중국의 직접 개입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공포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이 홍콩까지 불과 10분 거리에 무장경찰과 장갑차, 물대포 등 병력을 집결시켜 연일 투입 가능성을 경고한 가운데 18일 열린 대규모 반중 반정부 시위는 홍콩 사태의 분수령으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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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진압에 대한 공포에도 수많은 홍콩 시민들이 천둥 폭우를 뚫고 거리로 나왔다. 시위대가 형형색색의 우산을 쓰고 평화롭게 행진하면서 이날 시위는 ‘우산의 물결’을 이뤘다. 톰 아우 씨는 “우리는 중국 개입에 대한 공포를 무릅쓰고 시위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6월 200만 명 홍콩 시민이 참가한 시위를 주도했던 홍콩 민간인권진선(陣線)은 오후 빅토리아공원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100만여 명이 참가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경찰은 10만 명 규모 집회만 허용하고 거리 행진을 불허해 시위대들은 도착 순서에 따라 빅토리아공원에 15분 정도 머문 뒤 홍콩정부청사와 입법회(국회)가 있는 에드머럴티, 센트럴, 완차이 등으로 흩어졌다. 주최 측은 이를 ‘흐르는 물(流水·유수)’식 집회라고 불렀다.


시위 주최 측은 중국의 즉각 개입 명분을 줄 것을 우려한 듯 이날 평화, 이성, 비폭력을 뜻하는 “화이비(和理非) 집회”를 반복해 강조했다. 목적지인 센트럴의 차터로드에 도착한 시위대에게는 “평화롭게 해산해달라”고 요청했다. 반중 홍콩 매체인 빈과일보 창립자 지리 라이 씨도 시위 현장에서 “비폭력 시위가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의 마음을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경찰도 “시위대가 폭력을 행사하지 않으면 무력 진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처음으로 시위 진압용 물대포차 2대를 홍콩경찰학교에 대기시킨 모습이 본보에 포착됐다.

홍콩 시위대와 소셜미디어에서는 진압 과정에서 중국 본토인들이 쓰는 보통화를 쓴 홍콩 무장경찰 영상, 시위 현장에 등장한 홍콩 주둔군 번호판을 단 구급차 사진 등을 근거로 중국군이 이달 초부터 홍콩 경찰을 위장하는 방식으로 무력진압에 개입했다는 주장도 나왔다.홍콩 시위대에 ‘백색테러’를 자행할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 본토인들이 조직적으로 홍콩에 대거 들어간 정황도 포착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0명의 20~40대 남성 중국인들이 17일 일부 흰색 옷을 입고 홍콩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홍콩 시위대들은 앞서 1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동현금인출기(ATM)에서 돈을 대량으로 인출해 ATM을 비우자는 운동을 전개했다.

홍콩=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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