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출신 북한 인권활동가 박정오 큰샘학교 대표(50)가 23일 중국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가 풀려난 뒤 서울로 강제귀국 조치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박 대표는 부인과 큰샘학교 학생 6명과 함께 미국 워싱턴 으로 3주간 연례 미국방문프로그램을 떠나기 위해 베이징 공항을 경유했다. 하지만 공항에서 박 대표는 공안 3명에게 붙잡혀 수 시간동안 일행과 떨어져 억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은 박 대표에 대해 조사를 마친 뒤 23일 밤늦게 서울로 추방명령을 내렸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박 대표의 가족은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중국 공안이 ‘너는 범죄자다. 이 정도 선에서 풀어주는 걸 천만다행인 줄 알라’고 경고했다”면서 “경유 목적으로 국제공항을 찾은 평범한 국민을 이렇게 잡아서 돌려보내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이어 “어제 면담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들이 알아보니 이런 사례가 처음이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북한 양강도 혜산 출신으로 1999년 가을 일가족과 함께 탈북해 2000년 한국에 입국한 박상학 북한인권단체총연합대표의 친동생이다. 박정오 대표는 현재 사단법인 큰샘에서 탈북민 자녀들의 방과 후 활동을 돕는 한편 대북전단 살포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2016년 9월에도 박정오 대표는 중국 당국에 체포된 바 있다. 드론으로 압록강 너머 혜산에 있는 김일성 동상 폭파 실험에 가담하기 위해 북중 접경지역을 찾았으나 중국 국가안전위원회에 체포돼 베이징까지 인도된 뒤 닷새간 붙잡혀있던 전례가 있다. 박 대표는 당시 중국에 입국하기 두 달 전쯤 ‘박영학’에서 개명했으나 중국 국가안전위원회가 사전에 이를 파악하고 박 대표의 신병을 확보했을 것이라고 탈북민 활동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또 다른 북한인권활동가는 “박 대표의 억류 및 귀국조치로 중국이나 북한 우방국에서 북한 인권활동가들의 신변안전이 담보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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