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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SK “낡은 방식으론 인재 못 구해”… 내년 공채 30%까지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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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SK “낡은 방식으론 인재 못 구해”… 내년 공채 30%까지 줄인다

서동일 기자 , 허동준 기자 입력 2019-07-24 03:00수정 2019-07-2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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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내 공채 폐지… 수시채용 전환

“몇몇 인사 담당자가 ‘서류-필기-면접’ 방식으로 수만 명의 지원자 중 적임자를 가려내 계열사 혹은 부서별로 배치하는 방식으로는 숨어있는 인재를 찾아내거나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정기 공채 폐지 혹은 축소는 피할 수 없는 사회적 흐름이다.”

23일 SK그룹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수시 채용 전환의 필요성을 이같이 설명했다. 산업 환경이 급변해 필요한 인재상이 수시로 달라지는 요즘 기존 공채방식으론 민첩하게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SK그룹은 올해 8월 말~9월에 진행될 하반기(7~12월) 공채는 예정대로 진행한다. 대신 내년부터 SK그룹 대졸 신입사원 공채 규모는 단계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관계자는 "전체 채용 규모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들은 수십 년 동안 서류, 필기시험을 거친 뒤 희망 직무별로 1∼3회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가려내는 방식으로 인재를 확보했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주요 그룹의 필기시험일에는 시험장 주변에 교통체증이 생기고 시험 문제와 관련한 검색어가 포털사이트에 오르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취업준비생들은 서류전형 통과를 위해 불필요한 스펙 쌓기 경쟁을 벌이거나 원하는 직무와 상관없는 공부를 해야 했다. 기업 인사채용담당자들은 기존 인력 교육에 할애할 시간을 쪼개 1년 중 절반을 채용준비에 보냈고 수억 원의 비용도 들여야 했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규모로 인력을 뽑아서 일괄 교육시킨 뒤 계열사나 부서로 배치하는 공채 시스템을 가진 나라는 많지 않다”며 “부서마다 ‘즉시 전력’을 뽑아 활용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는 공감대가 산업계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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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동아일보가 4월에 국내 30대 그룹(공정거래위원회의 지난해 말 발표 기준·금융사 공기업 제외)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서도 상당수 기업들이 공채 규모를 줄이고, 수시 채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이미 국내에서 실력 있는 엔지니어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며 “젊고 재능 있는 인재가 공채에 지원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언제든 문을 열고 취업 기회를 주는 게 기업의 미래를 위해 훨씬 낫다”고 말했다. ‘OO그룹 회사원’이 아닌 ‘OO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취업준비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채용 시스템 변화를 이끄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대기업들이 공채를 폐지하거나 축소하면 신규 대졸 취업자의 ‘취업문’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크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취준생보다 정보, 인맥이 갖춰진 경력자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검증된 인력을 선발하는 방식으로 가면서 신규 대졸 구직자들은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취준생과 기업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학에서도 현장 교육을 강화하고 인턴 기회를 확대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포털 사람인의 임민욱 팀장은 “상시채용 확대로 구직자에게는 더 많은 지원 기회가 생기고 기업은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할 수 있게 됐다”며 “그동안 구직자들이 매년 비슷한 시기에만 뜨는 공채소식만 기다렸다면 앞으로는 원하는 직무에 맞는 경력을 쌓으며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동일 dong@donga.com·허동준 기자

#sk그룹#공채 폐지#수시 채용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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