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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한국 약속위반” 공격하면서 ‘징용과는 무관’ 주장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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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한국 약속위반” 공격하면서 ‘징용과는 무관’ 주장 반복

도쿄=박형준 특파원 입력 2019-07-23 03:00수정 2019-07-2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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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의원 선거후 한국에 강경 발언
전일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징용 문제에 대한 대응 성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하루 전 선거 승리가 확정된 후 한 개표 방송에 등장해 똑같은 주장을 폈다. 도쿄=AP 뉴시스
22일 오후 2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도쿄 자민당 당사에 나타났다. 전일 참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끈 그는 이틀째 한국에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반도체 수출 규제가 강제징용과 관련이 없다며 “현재 최대 문제는 국가 간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징용 판결은) 한일 청구권협정을 위반하는 것으로 국제법을 지키지 않는 것이다. 한국은 위안부 합의를 시작으로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뜨린다. 약속을 지켜주기 바란다”고 거듭 비난했다.

이어 “일본은 한국에 협의를 요청했지만 3년간 협의가 진행되지 않아 신뢰 관계를 잃었다. 수출 관리도 바세나르 체제하에서 안전보장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징용 문제의) 대항 조치가 아니다”라고 했다. 바세나르 체제는 재래식 무기와 전략 물자 등의 수출을 통제하는 국제 협의체로 한국도 가입해 있다. 전날 밤 참의원 선거 승리 확정 후 “한국이 강제징용에 대한 해법을 가져와야 한다”고 할 때와 똑같았다.

이날 또 다른 일본 고위 당국자도 한국 특파원단을 상대로 일방적 주장만 폈다. 1일 수출 규제 후 일본 정부가 한국 기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연 것은 최초다. 한국 정부의 국장급 협의를 거부한 것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설명회에 ‘설명’은 없었다. 녹취, 촬영, 인용문 사용 금지 등 까다로운 조건만 내건 채 기존 입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그도 내내 “수출 규제와 징용이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당일 발언은 물론이고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등이 수출 규제의 이유를 ‘한국과의 신뢰 손상’으로 제시한 점에 대해서는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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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일본 정치인이 한국 전략물자의 북한 유출설을 제기한 것은 ‘오보’이며 일본 정부가 그런 발표를 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간사장 대행은 4일 “(반도체 소재가) 한국을 거쳐 북한에서 화학무기 개발에 쓰이는 등 군사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했다. 하기우다 간사장 대행은 아베 총리의 최측근이다. 집권당 간부의 발언을 “정부 관계자가 한 적이 없다”고 발뺌한 셈이다.

우방국에 수출 허가를 간소화해 주는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는 체코, 불가리아, 아르헨티나 등도 있다. ‘한국의 수출 통제 체계가 이 나라보다 못하냐’고 하자 한국은 규제 범위가 좁다는 애매한 답만 내놨다. 한국이 백색국가에 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자 ‘알아서 잘하라’고만 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전혀 없었다.

또 한국의 수출 관리 제도가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고 작년부터 양국 대화가 안 되고 있다는 기존 주장도 되풀이했다. 수출 관리에 관해 미일 협의는 적어도 1년에 한 번, 유럽 국가와는 자주 협의한다고만 주장했다. 일본 정부가 4일 수출 규제 시행 불과 3일 전 갑자기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한 설명도 미흡했다. 시간을 충분히 두면 수출허가 신청이 몰려들 가능성이 있어서 긴급 대응을 했다고 했지만 군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일본 정부는 이번 설명회를 시작으로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한 영어 설명회도 검토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등에서의 여론전을 대비한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날 이 당국자의 태도에서 보듯 기존 주장만 되풀이하면서 명확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아 반발과 의혹만 더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본 유명 경제단체 경제동우회 웹사이트에 있는 사쿠라다 겐고(櫻田謙悟·63) 대표 간사의 이날 기자회견 요약본에 따르면 그는 “한국인의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좋은 것은 사고 싶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日 경제보복#아베#강제징용 판결#위안부 합의#백색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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