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다! NHK를 부순다!”…수신료거부 다치바나 씨 참의원 당선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2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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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바나 다카시
다치바나 다카시
“이겼다! NHK를 부순다!”

22일 오전 4시경, 일본 도쿄 미나토(港)구의 기자회견장.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속보에 다치바나 다카시(立花孝志·52)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 대표가 환호했다. 아사히 등에 따르면 그는 “(나의 당선은) 역사가 바뀌는 결과다. NHK 직원들에게 우리의 생각을 꾸짖으면서 전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이 당은 전일 참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 1석을 얻었다. 1986~2005년 공용 NHK 방송 일반행정 직원이었던 다치바나 씨가 2013년 6월 창당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NHK 비판을 유일한 정책으로 내세운다. “국민이 원하면 NHK에 수신료를 내지 않겠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NHK를 부순다”는 구호를 외치고 NHK 직원의 부정행위를 고발하는 영상물을 내보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NHK도 일본 시청자에게 수신료를 의무 징수한다. 지상파만 시청하면 월 1260엔(약 1만3750원), 위성채널까지 보면 2230엔(약 2만1700원)이다. “NHK를 보지도 않는데 왜 수신료를 내야 하느냐”고 항의하는 사람이 많아 갈등이 상당하다. 2017년 일본 대법원 격인 최고재판소는 한 남성이 “수신료를 내기 싫다”며 소송을 제기하자 NHK에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다치바나 씨는 수신료를 낸 시청자들만 볼 수 있고, 내지 않은 이들은 보지 못하는 ‘스크램블’ 방송(별도의 시청료를 내는 가입자만 시청할 수 있도록 미가입 시청자에겐 다른 화면이나 음성을 송출하는 것)을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그는 유튜브에서 NHK 수신료 징수원을 돌려보내는 모습, ‘NHK 수신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방법’ 등의 동영상도 올렸다.

1967년 오사카에서 태어난 그는 NHK 퇴사 후 한때 빠찡꼬 고수로 활동했다. 퇴직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NHK 내부 비리를 고발한 것이 이유가 됐다는 일각의 분석이 있다. 2016년에 도쿄도지사 선거에 나섰다 패했다. 아사히는 그가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의원들을 영입해 세를 불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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