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만나 눈물 흘린 혁신위원…바른미래, 혁신위 갈등 격화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19일 1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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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원들 '혁신하십시오' 피켓 들고 손학규에 항의
바른정당계 "혁신위 조롱 멈추고 정상화 시켜달라"
당권파 "혁신위가 오히려 잠재력 고갈시키고 있어"
유승민, 단식 중인 혁신위원 찾아 "지도부 해결해야"

바른미래당 내 혁신위원회 정상화 문제를 둔 갈등이 19일에도 이어졌다. 비당권파와 혁신위원들은 손학규 대표 측근들이 단식 중인 혁신위원을 조롱했다고 주장하며 혁신위 정상화를 촉구한 반면, 당권파는 혁신위가 오히려 당 잠재력을 고갈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손학규 대표 주재로 열린 최고위원회의 회의장에 혁신위원들이 ‘혁신안 상정 거부는 명백한 당규 위반’ ‘퇴진하지 마십시오. 혁신하십시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들어가 1차 혁신안이 상정되지 않는데 대한 항의 의사를 표했다.

또 이준석 최고위원은 “손 대표 측근들이 단식 중인 혁신위원들을 모욕하고 저주하는 발언의 영상이 공개됐다”라며 “극성 당원이란 해명과 달리 이들은 특위와 각종 위원회의 위원장 등으로 손 대표가 임명된 당직자들이다. 이런 수준 이하의 정치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달고 7공화국과 제3지대를 희망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경우에 맞지 않는다”라고 일갈했다.

혁신위원들은 혁신위 정상화를 촉구하며 단식 중인 권성주 혁신위원에게 손 대표 측근들이 조롱하고 비하했다며 사과와 처벌을 요구 중이다. 손 대표 측은 극성 당원들의 행동이고 당 대표실도 제지하고 있다고 반박 중이다.

그러면서 “혁신위에서 의결돼 올라온 혁신안 상정을 재차 건의한다”라며 “젊은 혁신위원들에게 일할 공간을 만들어 주겠다고 해놓고, 마음에 안 드는 이야기를 하면 위원장이 사퇴해서 물리적으로 저지하려고 하고, 혁신안의 적법한 상정을 막는 방법으로 지연시키려고 하는 것이 그들의 미래에 대한 마중물일 수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권은희 최고위원도 “손 대표는 혁신위원들의 말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한 번도 들어주지 않았다”며 “당내 문제 해결에 노력하지 않는 당 대표를 국민들이 그 말에 귀 기울이겠나. 혁신위에 의결된 안건을 최고위에 상정해달라. 혁신위 정상화를 하루빨리 시켜달라”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당권파에 속하는 문병호 최고위원은 “혁신위가 바른미래당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오히려 고갈시키고 있다고 국민들 눈에 비쳐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안유손(안철수-유승민-손학규) 세 분이 직접 나서서 바른미래당의 총선 승리에 필요한 비전과 전략을 구체적으로 내놓아야 한다”라며 “소모적인 작은 싸움을 대승적으로 멈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혁신위 정상화를 놓고 계파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며 1차 혁신안은 이날도 최고위에서 상정되지 않았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오늘도 정상적 당헌당규 절차로 상정을 요구했으나 대표가 거부하고 상정되지 않았다”며 “엄격히 당헌 당규에 위배된 일이다. 그 부분에 대해 최고위원들과 논의해서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손학규 대표는 “위원장 선임을 계속 노력하는데 아직 마땅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라며 위원장 권한대행 가능 여부, 당헌당규 수정 가능성 등에 대한 답변을 아꼈다.

비당권파는 주말 중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주말이 지나면 권성주 혁신위원의 단식이 10일을 넘기게 된다. 권 혁신위원은 이날로 8일째 단식 중이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취재진에 “사태를 엄중하게 생각하며 주말 중으로 총력 대응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유승민 의원이 바른정당계 이혜훈 의원, 하태경 의원, 이준석 최고위원과 대표실 앞에서 단식 중인 권 혁신위원을 찾아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권 혁신위원은 유 의원을 만나 “명백한 당규 위반인데”라고 말끝을 흐리며 눈물을 흘렸다.

유 의원은 권 혁신위원과 비공개로 대화를 나눈 뒤 기자들과 만나 “평소 아끼던 후배이고 건강이 걱정돼서 왔다. 단식을 중단했으면 좋겠다고 설득했는데 본인이 혁신위가 정상화될 때까진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너무 강해 제대로 설득하지 못하고 돌아간다”며 “혁신위가 빨리 정상화되고 권 위원도 단식을 빨리 중단하고 병원 치료를 받게 되길 바란다. 저희들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1차적으로 당 지도부가 해결할 문제이고 당 지도부가 해결할 수 있도록 지켜보겠다”며 직접 문제해결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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