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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車, 공장 경쟁 통해 생산물량 배정… 한국은 노조 반대땐 인기차도 증산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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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車, 공장 경쟁 통해 생산물량 배정… 한국은 노조 반대땐 인기차도 증산못해

뮌헨=지민구 기자 입력 2019-07-18 03:00수정 2019-07-1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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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생산성 평가해 경영진이 결정
현대차, 勞 동의 없인 신차 못만들어
BMW그룹 본사 옆에 위치한 뮌헨 공장은 1922년 이륜차 제조를 위해 설립된 뒤 1928년부터 완성차 생산 라인을 갖췄다. BMW그룹 제공
“BMW ‘뉴(3세대) 1시리즈’는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7월)과 레겐스부르크 공장(11월)에서 각각 생산하기로 했습니다.”

11일(현지 시간) BMW그룹이 독일 뮌헨에서 개최한 신차 출시 행사에서 베른하르트 블뢰텔 BMW 소형차 생산 담당 부사장은 이렇게 발표했다.

BMW는 신차를 배정할 때 독일 공장 7곳의 생산성과 설비 특성을 고려해 최고경영진이 결정한다. BMW 본사 관계자는 “생산 물량이 조정될 때마다 공장 간 일감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기존 1, 2세대 모델을 생산하는 라이프치히, 레겐스부르크 공장은 3세대 모델도 생산 효율을 떨어뜨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점을 경영진에 적극 설명하면서 일감을 확보했다.


특히 5300여 명이 근무하는 라이프치히 공장은 이번 수주로 연간 생산량이 10만 대 늘어난 35만 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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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에서는 하언태 현대차 부사장이 하부영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과 만나 팰리세이드의 라인 증설을 논의했다. 10개월이나 주문량이 밀린 만큼 기존 4공장에서만 생산하던 차량을 2공장에서도 만들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4공장 조합원들의 반발로 합의하지 못했다.

현대차는 2003년부터 신차 생산 인원 배정과 공장별 물량 조절 시 노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해 결정한다. 노조가 합의하지 않으면 새로운 차를 만들 수도, 물량을 조정할 수도 없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생산 효율과 평가 지표 등을 기준으로 경영진이 결정하는 것과는 다르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조사연구실장은 “노조 때문에 현대차가 1996년 아산공장 이후 국내에 완성차 공장을 짓지 못하니 해외로 나가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 BMW “생산효율성이 제1기준”… 현대차, 노사공동위서 물량 결정 ▼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은 올 6월까지 1년 가까이 이어진 노사 갈등 탓에 내년에 출시할 예정인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XM3’의 8만 대 생산 물량을 놓치게 생겼다. 부산공장이 파업 장기화로 1분기(1∼3월) 기준 생산량이 전년 대비 60% 수준으로 하락하자 르노그룹의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이 이런 점을 지적하며 배정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르노 본사는 글로벌 46개 생산 공장을 생산 비용, 품질 등 네 가지 측면에서 월별, 연도별로 평가 지표를 매기고 있다. 이 평가 결과를 근거로 경영진이 생산 물량을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부산 공장은 일본 닛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의 위탁 생산 계약이 9월에 종료돼 XM3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연간 생산량은 지난해 21만 대에서 내년에는 10만 대 초반대로 감소할 수 있다. 도미니크 시뇨라 사장을 비롯한 르노삼성 경영진이 프랑스 본사 방문 계획을 세우며 대외 활동을 늘린 것도 이러한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

공장마다 생산 효율을 따져 가며 생산 물량을 배분하는 것은 BMW와 르노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일반적인 경영 방식이다. 독일 폭스바겐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도 경영진이 글로벌 공장의 생산 효율을 평가해 생산 물량을 배정하고 증산이나 감산이 필요하면 인력을 이동시킨다. 물론 경영 효율성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을 고려한다. 지난달 BMW 경영진이 고급형 순수 전기차 i4의 생산을 친환경차 생산 경험이 없는 뮌헨 공장에 배정한 것은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감안됐다. BMW 본사 관계자는 “노조와의 관계도 고려하지만 우선시하지는 않는다. 가장 우선하는 판단 기준은 생산 효율성”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대차는 15년 넘게 신차 생산 인원 배정과 공장별 물량 조절 시 의무적으로 노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해 결정하고 있다. 2003년부터 시행된 단체협약에 따라 노동조합이 사측 결정에 합의해주지 않으면 새로운 차를 만들거나 물량을 조절할 수 없는 구조다. 기아차도 마찬가지다.

노사 갈등으로 신차 생산에 어려움을 겪은 대표적인 사례가 2017년 6월 소형 SUV인 코나 출시 때다. 코나 사전 계약이 2000대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예고했지만 노사가 생산에 필요한 적정 작업자 수 등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출시 직전까지 생산에 들어가지 못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막판 극적 합의로 차량 인도 시기는 맞췄지만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출고 시기가 10개월 이상 밀린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기다리다 지친 고객들의 사전계약 취소 물량이 2만1000대가 넘어섰다. 하지만 노사 합의가 되지 않아 추가 생산을 못 하고 있다. 울산 4공장에서 생산하는 팰리세이드는 이미 4월에 월 생산량을 기존 6200여 대에서 8600여 대로 늘렸다. 그럼에도 수요를 맞추지 못하자 2공장에서도 생산해 북미지역과 국내의 수요를 맞추자는 안을 사측이 내놓았다. 하언태 부사장은 12일 하부영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을 만나 이 방안을 간곡히 요청했다.


하지만 울산 4공장 조합원들은 생산 물량을 다른 공장과 나눠 가질 경우 특근이 줄어 임금이 감소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조 집행부도 선뜻 합의해주기 힘들다. 울산 노조 4공장 대의원회는 16일 성명서를 내고 “팰리세이드 양산 이후 4공장은 축제 분위기였다. 증산 결정 3개월 만에 또 다른 요구를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 집행부 등이 울산 4공장 조합원 설득에 나설 계획이지만 반발이 거세 노사 합의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전무는 “글로벌 상위권 완성차 업체 어디를 봐도 신차 출시와 증산을 위해 의무적으로 노사 합의를 거치는 곳은 없다”며 “자동차 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노사가 합리적으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뮌헨=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bmw#현대자동차#노조#신차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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