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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바닥…가파른 계단…“이런 데서 커피를?” 건축에 부는 뉴트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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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바닥…가파른 계단…“이런 데서 커피를?” 건축에 부는 뉴트로 바람

조윤경기자 입력 2019-07-17 16:59수정 2019-07-1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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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커피한약방

“이런 데서 커피를 팔아요?”

16일 서울 중구 을지로2가 좁은 골목에 위치한 ‘커피한약방’을 찾은 손님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낮은 천장과 나무 바닥, 가파른 계단과 페인트칠이 벗겨진 시멘트벽이 낡고 오래된 듯한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다양한 연령대 손님들은 신기해하며 커피숍 구석구석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2층 테이블까지 만석이라 자리를 잡지 못한 손님들은 음료를 들고 한참 기다렸다.

최근 근·현대 건물에 대한 역사·문화적 관심이 높아지며 이를 리모델링해 보존하고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전통 가옥인 한옥을 보전하자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대상이나 활용법을 넓힌 것이다. 단순히 낡은 건물을 보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장소에 깃든 역사나 이야깃거리를 통해 새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커피한약방은 건축업계에서 15년 몸담은 강윤석 대표가 직접 건물을 매입한 뒤 맞은편에 있는 디저트가게 ‘혜민당’까지 총 5~6억 원의 비용을 들여 조금씩 수리한 결과물이다. 지금 모습이 되기까지 5년이나 걸렸다. 1950년대 설계된 구조와 박공지붕 등을 그대로 남기고, 전국의 폐교에서 공수해 온 나무 바닥 등으로 실내를 꾸몄다. 이렇게 공을 들인 커피한약방은 오픈 이후 매년 약 15%씩 매출이 늘고 있다. 하루 평균 방문객만 600~700명에 달한다.

사진제공 이동춘 작가

낡은 건물을 고쳐 스타트업들의 코워킹스페이스로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 다음달 문을 여는 서울 서대문구 ‘원앙아리’는 1960년대 지어진 전용면적 약 40㎡ 크기 ‘원앙여관’을 리모델링한 건물이다. 여관 객실에 난방을 하던 아궁이 벽돌이나 손님을 받던 수납 창구 창문, 간판 철제 프레임 등 공사 과정에서 나온 부자재는 건물에 재사용된다. 스타트업 대상 코워킹플레이스로 활용하는 것은 보금자리 마련에 어려움을 겪던 경제적 약자들이 머물던 공간인 ‘여관’의 역사성을 감안했다.

사진제공 이동춘 작가

1940년대 지어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보안여관도 옛 모습을 간직한 채 2007년부터 미술 전시장으로 운영 중이다. 2층짜리 적색 타일 건물 내부엔 낮은 천장과 좁은 복도, 여관방 문짝이 그대로 남아 있다. 최성우 메타로그아트서비스 대표는 “기억을 지우기 바쁜 서울에서 잠들어 있는 한국근대 문화 예술을 살려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구축 건물을 보수하는 작업은 같은 크기의 신축 건물을 올리는 것보다 통상 15~20%가량 비용이 더 든다. 원앙아리를 기획한 부동산 디밸로퍼 한이경 폴라리스어드바이저리 대표는 “건물에 처음 들어섰을 때 50년 동안 여길 거쳐 갔던 분들의 애환이 나를 강하게 잡아 당겼다. 내가 느꼈던 공간의 매력을 재해석해 제 가치를 찾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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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건축물 보존 범위의 지평이 넓어져야 하며 이를 잘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죽어있는 도심 상권을 활성화 시키려는 노력들이 많은데 특히 을지로와 성수동 등 수요자들이 다시 유입되는 사례가 다수 보고 되면서 건물을 허물기보다는 기존 건물을 재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수년 전부터 재생건축에 대한 관심이 먼저 시작된 해외에선 중국 상하이 ‘리빙룸 프로젝트’ 등이 완성돼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 됐다”며 “근·현대 만들어진 문화가 현재와 어울려 시너지를 낸 덕분”이라고 말했다.

조윤경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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