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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 가면 바닥만 보고 걸어” SNS 올렸다 강의 배제된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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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 가면 바닥만 보고 걸어” SNS 올렸다 강의 배제된 강사

김소영 기자 입력 2019-07-16 03:00수정 2019-07-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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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항의에 “오해 사 죄송” 사과… 교수회의서 다음학기 배제 결정
“지나친 조치” “펜스룰 해당” 논란

숙명여대의 한 남자 강사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여대에 가면 바닥만 보고 걷는다”는 글을 올렸다가 다음 학기에 강의를 할 수 없게 됐다. 강사의 글이 ‘펜스 룰’에 해당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펜스 룰은 아내가 아닌 여자와는 식사도 같이하지 않는다고 밝힌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이름에서 따온 말로, 괜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여성과는 아예 자리를 같이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15일 숙명여대에 따르면 이 학교 영어영문학부 강사 A 씨는 지난달 9일 자신의 SNS에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의 하반신 사진과 함께 “언젠가부터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사람이 지나가면 괜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아서 고개를 돌려 다른 데를 본다”는 글을 올렸다. A 씨는 “여대에 가면 바닥만 보고 걷는 편이다. 죄를 지은 건 아니지만 그게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글을 본 숙명여대 학생들은 A 씨의 글이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여긴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고 보고 학생회를 통해 항의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A 씨는 7일 학생회에 보낸 사과문을 통해 “학생들을 예민한 여성 집단으로 생각한 적은 없다”며 “더욱 주의하겠다는 행동이 오해를 사서 안타까울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학교 측은 8일 교수회의를 열고 다음 학기에는 이 씨에게 강의를 맡기지 않기로 결정했다. 학교 측은 당초 계약대로 A 씨가 올해 말까지는 학교에 머물 수 있다고 밝혔지만 A 씨는 강의 이외의 연구활동이나 보직을 맡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계약이 끝난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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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 사이에선 학교 측의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스스로 조심하겠다는데 왜 퇴출시키느냐”며 “SNS에 게재한 글 때문에 강의를 못 하게 한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반면 “A 씨의 언행은 여성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논리가 깔린 펜스 룰에 해당하기 때문에 강단에서 퇴출하는 게 마땅하다”는 반론도 있었다.

학교 측은 “수업을 듣는 당사자인 학생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에서 (A 씨가) 2학기 강의를 진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내린 조치”라고 밝혔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숙명여대 강사#펜스 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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