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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땅 197만㎡ 중 4㎡만 환수…정부, 2심서도 사실상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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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땅 197만㎡ 중 4㎡만 환수…정부, 2심서도 사실상 패소

뉴스1입력 2019-06-26 15:01수정 2019-06-2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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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귀속결정 대상 아닌 토지 1필지만 반환하라”
기존 처분 토지 매각대금 3억5000여만원도 반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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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친일파 이해승의 재산을 환수하기 위해 낸 소송에서 사실상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3부(부장판사 김용빈)는 26일 정부가 이해승의 손자인 이우영 그랜드힐튼호텔 회장을 상대로 낸 소유권 이전등기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이 회장이 소유한 토지 중 1필지만 정부에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정부가 청구한 이 회장의 부동산 규모는 197만㎡이었지만, 환수 대상 필지는 충북 괴산에 있는 수로로 4㎡에 불과했고 대부분의 토지는 이 회장이 계속 소유하게 됐다.

재판부는 또 이미 처분된 경기 포천 소재 임야·하천·도로 등의 매각대금 3억5000여만원을 국가에 환수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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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승은 1910년 10월 조선귀족령에 의해 일제로부터 후작작위를 받은 뒤 광복될 때까지 작위를 유지했다. 그는 1911년 1월 한일합병에 관한 공로를 인정받아 16만8000원의 은사공채를 받았고 이듬해 한국병합기념장을 받았다.

친일반민족행위재산조사위원회는 2007년 11월 이해승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하고 경기 포천 선단동 임야 등 토지 192필지에 대한 국가귀속결정을 내렸다. 환수 재산은 시가 300억원대로 추정됐다.

이에 이 회장은 국가귀속결정을 취소하라며 이듬해 2월 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2010년 승소가 확정돼 국가가 귀속했던 땅을 이 회장 측이 되찾았다.

이해승이 ‘한일합병에 공이 있다’는 이유로 후작 작위를 받은 것인지, 대한제국 황실의 종친이라는 이유로 받은 것인지가 사건의 쟁점이 됐다. 구 반민족행위규명법 제2조 제7호이 ‘한일합병의 공’으로 작위를 받았거나 이를 계승한 행위를 친일반민족행위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이해승이 황족의 일원으로서 후작 지위를 얻었고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여론의 반발이 커지자 국회는 2011년 친일재산귀속법을 개정해 일제 식민통치에 적극 관여해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목된 이들에게서 재산을 환수할 수 있도록 했고 개정법을 소급 적용할 수 있다는 부칙도 만들었다.

정부는 대법원의 2010년 판결이 잘못됐다며 재심을 청구했고, 토지 소유권을 돌려받겠다며 이 회장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 하지만 대법원은 정부가 재심 청구 기간을 넘겨 소를 제기했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민사소송에서도 1심 재판부는 관련 법 개정은 이뤄졌지만 이미 확정판결이 이뤄진 경우 소급 적용이 불가능하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심 재판부 또한 이 회장이 확정판결을 받은 토지에 대해선 개정법을 소급해 적용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가 환수를 결정한 1필지는 애초 국가귀속 대상 토지에 포함되지 않은 땅이다.

재판부는 “관련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법적 안정성을 위해 개정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정해진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처분대금 3억5000여만원은 시효가 지나 낼 수 없다’는 이 회장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친일재산을 국가에 귀속시켜야 할 공익상의 필요는 이 회장의 소멸시효 주장을 저지함에 따라 이 회장이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하는 것 이상으로 압도적”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에서 정부 측 보조참가인으로 참여한 광복회의 소송대리인 정철승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1심에 이어 2심까지 친일파 후손의 손을 들어준 오늘 판결은 거물친일파는 단죄되지 않는다는 70여년전 반민특위의 실패를 떠올리게 하는 참담한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친일재산귀속법과 그 개정법률의 취지가 친일파 후손들에게 면죄부를 주겠다는 것이 아닐 것”이라며 “최종심인 대법원이 국가, 사회의 역사적 정의를 바로 세워주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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