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총장 “과거 검찰 소임 다하지 못해 반성”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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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건 부실수사 공개 사과… “김학의 의혹 못밝혀 부끄럽다”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공정한 검찰권 행사라는 본연의 소임을 다하지 못하였음을 깊이 반성합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26일 대검찰청 역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문 총장은 또 “늦었지만 이제라도 큰 고통을 당하신 피해자분들과 그 가족분들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과거사위는 검찰에 의한 인권침해와 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된 17개 사건에 대한 1년 6개월 동안의 조사를 지난달 마무리했다. 과거사위는 ‘용산참사 사건’(2006년)과 ‘유우성 씨 간첩조작 사건’(2013년) 등에 대해 검찰의 사과를 권고한 바 있다.

검찰이 과거사위의 수사 권고로 재조사 끝에 최근 구속 기소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63·수감 중) 관련 의혹에 대해 문 총장은 “부끄럽다”는 말을 반복했다.

문 총장은 “김 전 차관 사건 자체가 부끄럽기도 하지만 더 부끄러운 것은 1, 2차 수사에서 검사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며 “밝힐 수 있었던 의혹을 밝히지 못하고, 이제 와서 시효가 지났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에 부끄러워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 달 24일 퇴임을 앞둔 문 총장은 2년 가까운 재임 기간 동안 이번을 포함해 과거사와 관련해 5번 사과했다. 문 총장은 2017년 8월 취임 보름 뒤 ‘인혁당 사건’(1964, 1974년) 등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해 3월에는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씨가 위독할 때 병원을 찾아 위로한 뒤 사과했다. 같은 해 11월 ‘형제복지원 사건’(1975∼1987년) 피해자들을 만나 사과했고, 이달 17일엔 민주화운동 희생자 유가족 공동체인 ‘한울삶’을 방문해 다시 한번 머리를 숙였다.

검찰의 중립성 확보 방안에 대해 문 총장은 “선출된 권력이 하는 행위가 중립적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민주적 방법으로 선출했다 해도 결국 중립 문제는 또 남는 과제”라며 “제 생각엔 중립적인 방안은 기록하고 리뷰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문무일 검찰총장#과거사위#김학의#인혁당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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