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0일 DMZ 찾아 김정은에 대화 메시지 보낼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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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29∼30일 1박2일 방한’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 북핵 담당 백악관 핵심 인사들이 잇따라 북한을 향한 손짓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방한 기간에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해 직접 대북 메시지를 발표하는 것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북-미 정상 간 친서 왕래까지 더해지면서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멈춰 선 비핵화 협상이 다시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정부 “트럼프, DMZ 방문 검토 중”

2017년 11월 이후 19개월여 만에 한국을 찾는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정상회담과 관련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양국의 긴밀한 공조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DMZ 방문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방한 때도 문 대통령과 함께 DMZ를 방문하려 했지만 기상 악화로 불발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헬기로 DMZ를 방문해 연설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고, 정부 관계자도 DMZ 방문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DMZ를 찾아 대북 메시지를 발표한다면 그 내용은 압박보다는 대화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친서에 대한 북-미 정상의 반응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를 전제로 한 북한의 장밋빛 미래’를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백악관 ‘북핵 투 톱’도 가세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북핵 참모인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대표도 이런 분위기에 가세하고 나섰다. 폼페이오 장관은 23일(현지 시간) “우리는 말 그대로 어느 순간에라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당장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북한이 최근 대화 테이블로 복귀하려는 듯한 신호를 연이어 보내자 이에 대한 맞장구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대해 언급한 “흥미로운 내용”이 비핵화 절차에 대한 백악관의 새로운 제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보다 먼저 26, 27일경 한국을 찾는 비건 대표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지난주만 해도 비건 대표가 ‘북한과 약속을 별도로 잡고 한국에 가는 것은 아니지만 (접촉) 가능성은 열어두고 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비건 대표가 다시 한번 북한과의 물밑 협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의미다.

○ “인내심” 언급한 南北 정상, 장기전 각오


그러나 이런 표면적인 움직임들이 곧바로 협상의 돌파구 도출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구체적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진전된 접근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및 DMZ 방문을 계기로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계획이 없다”고 일축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전 청와대가 섣부른 낙관론에 매달렸다 발생한 후유증을 잊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남북 정상도 최근 나란히 ‘인내심’을 언급하며 장기전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대화의 끈을 유지하는 것과 별개로 구체적인 비핵화 협상 과정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남북 모두 그간의 경험을 통해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 흐름은 문 대통령이 (14일)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 언급한 ‘대화에 대한 신뢰’를 남북미 서로가 쌓아가고 있는 과정”이라며 “한미 정상 역시 일단 협상 재개를 위한 모멘텀 조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신나리 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트럼프 방한#dmz 방문#북한#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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