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폭행 살해범, ‘소년·자수’ 참작될까…변호사 견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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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20일 0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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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19일 오전 광주 북부경찰서에서 친구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A군(18)등 10대 4명이 살인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10대들은 지난 9일 오전 1시30분쯤 친구 B군(19)을 수십차례 때려 숨지게 한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9.6.19/뉴스1
(광주=뉴스1) 19일 오전 광주 북부경찰서에서 친구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A군(18)등 10대 4명이 살인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10대들은 지난 9일 오전 1시30분쯤 친구 B군(19)을 수십차례 때려 숨지게 한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9.6.19/뉴스1
친구를 몇 달씩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 10대 4명이 검찰로 넘겨졌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살인과 공갈, 공갈미수다.

일각에선 가해자들이 자수를 했고, 10대 미성년자라는 점 때문에 감형을 받는 게 아니냐고 분개했다. 변호사의 생각은 어떨까.

손수호 법무법인 현재 변호사는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징역 6개월형이 선고되지 않겠나, 3년형이 선고되지 않겠나, 이런 예측 글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알 수 없다. 재판을 해야 봐야 되는 거니까”라며 “자수했다는 부분을 좀 잘 봐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수를 하면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즉 임의적인 감면”이라며 “법원에서 감경이나 면제를 꼭 해야 되는 건 아니다. 감경하지 않았다고 해도 잘못이 아니라고 하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는 일단 자수했으니까 형량이 감경될 것으로 보인다”며 “발각된 후에 자진 출석해서 말해도 자수다. 역시 자수는 자수”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법원이 ‘자수’를 형 감경 사유로 볼 때는 가해자가 ‘뉘우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대법원 판례 중에 좀 주목할 만한 부분이 하나 있다. 자수를 한 경우 형을 감면해 주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반성’ 하기 때문”이라며 “만약, 범죄 사실을 부인하거나 또는 죄의 뉘우침이 없는 경우에는 형식적으로 자수하더라도 그건 ‘진정한 자수’가 아니기 때문에 형 감경 사유가 될 수가 없다는 판례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10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감형 받을 가능성에 대해선 “역시 가능하다”며 “14세가 되지 아니한 자는 아예 형사 미성년자니까 처벌받지 않는 건데 이 경우는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19세 미만이기 때문에 소년법이 적용돼서 여러 가지 특별한 대우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형이나 무기형에 처할 경우에도 징역형으로 제한된다. 하지만 살인이나 강도를 비롯한 특정 강력 범죄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소년법에 대한 특정 규정이 있다. 따라서 약간 (형량이) 상향되는 경우가 있다. 인천 초등생 살해 사건 주범도 20년형이 선고된 바 있다. 소년법과 특강법 규정들이 복잡하게 되어 있는데 잘 봐야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살인죄로 볼 수 없다면, 즉 폭행 치사죄로 본다면 생각보다 낮은 형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라며 “다만 양형은 재판부의 재량이다. 얼마나 이들이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지, 또 피해자 유족들과의 합의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광주 북부경찰서는 친구 A 군(18)을 집단으로 폭행해 숨지게 해 구속된 B 군(18) 등 10대 4명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경찰은 B 군 등이 A 군을 상습 폭행한 증거를 다수 수집하고, 피해자의 죽음을 충분히 예견·인식했다는 진술 등을 확보해 폭행 치사 혐의를 살인 혐의로 변경했다.

또 A 군에게서 금전을 갈취하거나, 빼앗으려는 혐의도 밝혀내 공갈과 공갈미수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조사 결과 B 군 등은 직업학교에서 만난 A 군을 반강제적으로 붙잡아 두며 온갖 심부름을 시키고, 폭행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폭행 과정에서 세면대에 물을 받아놓고 A 군의 머리를 처박는 물고문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A 군이 주차장 아르바이트해서 번 75만 원을 빼앗아 먹고 마시는 데에 쓴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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