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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인 무대, 기업수준 강연료… 세금 쓰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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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인 무대, 기업수준 강연료… 세금 쓰니 논란”

윤다빈 기자 , 김은지 기자 입력 2019-06-19 03:00수정 2019-06-19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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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논란으로 본 지자체 고액강연
전남지역 A시가 한 해 외부 강사 초청 강연료로 잡아 놓은 예산은 3600만 원이다. 매달 300만 원씩 책정해 두고 1년에 걸쳐 강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외부 강사에게 주는 강연료는 2시간 기준으로 50만∼150만 원 선에서 정해진다. A시 관계자는 “1년 단위로 강의 계획을 짜는데 정해진 예산을 생각하면 한 번에 강연료를 1500만 원씩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구 대부분은 외부 강사를 초청할 때 서울시인재개발원의 강사수당 지급표를 가이드라인처럼 활용하고 있다. 이 지급표에 따르면 장관이나 국회의원, 대학 총장, 대기업 총수, 광역자치단체장에게는 시간당 40만 원의 강의료가 지급된다. 공공기관장이나 차관, 기초자치단체장은 시간당 32만 원이다. 대학교수와 판검사, 기업 임원에게는 시간당 24만 원을 주는 것으로 돼 있다. 서울시인재개발원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이 한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한 기준”이라며 “이런 정도의 강사 수당으로는 유명인을 부르기가 어렵지만 공익 목적이라는 걸 설명하고 초청하면 응하는 유명인들도 많다”고 말했다.

방송인 김제동 씨가 지방자치단체의 초청을 받아 강연을 하면서 한 번에 1000만 원이 넘는 강연료를 받은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복수의 강연대행 업체에 따르면 유명인 강연료는 제각각이다. 과거엔 유명했지만 현재 방송 활동이 뜸한 연예인이라면 대개 90∼100분 강의에 300만 원 정도를 받는다고 한다. 인지도가 높고 비교적 최근까지 활발한 활동을 했으면 700만∼800만 원 수준이다. 인기 방송의 진행자급 연예인은 1000만∼1500만 원을 받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는 강의료가 1000만 원이 넘는 연예인 강사를 웬만해선 섭외하지 않는다는 게 강연대행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유명 강의대행 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 강연은 공적인 성격이 있는 데다 강연료가 외부로 공개될 수 있는 만큼 연예인들도 기업에 비해 강연료를 적게 받는다”며 “김제동 씨가 지자체에서 받은 강의료는 기업들이 지급하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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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의 고액 강연료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김 씨를 초청한 주체가 기업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이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지급하는 강연료의 재원은 주민들이 내는 세금이다. 고액의 강연료가 지급된 김 씨의 강연이 대부분 여당 소속 자치단체장이 있는 곳에서 이뤄졌다는 것도 논란거리다. 지금까지 확인된 2016년 이후 김 씨의 지자체 강연 중 지난해 11월 자유한국당 소속 군수가 있는 경북 예천군 강연을 제외하고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이 있는 지자체에서 이뤄졌다. 이삼열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김제동 씨가 기업 강연에서 그 정도 돈을 받는 거라면 문제가 없지만 세금을 쓰는 지자체 강연 강사로 선다면 당연히 잣대가 엄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씨의 강연료는 문재인 정부 들어 많이 치솟았다. 김 씨는 2012년 11월 서울 금천구에서 100만 원, 2014년 9월 서울시에서 300만 원의 강의료를 받았다. 하지만 2017년 4월 충남 아산시에서 2차례 강연을 하고는 2700만 원을 받았다. 당시 아산시장은 복기왕 현 대통령정무비서관이었다. 지자체가 고액의 강의료를 지급해 가면서 유명 외부 강사를 초청하는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비용은 세금으로 내고 홍보 효과는 지자체장이 누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윤다빈 empty@donga.com·김은지 기자
#김제동#고액강연료 논란#지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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