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美공세에 반전 돌파구 절실… 김정은과 손잡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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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20, 21일 방북]中국가주석 14년만에 방북
무역전쟁에 홍콩시위 겹쳐 곤혹… G20 앞두고 푸틴 이어 友軍 챙기기
비핵화 협상 北의 뒷배 과시하며 미중 갈등 해결 지렛대 활용할듯

올 1월 만난
김정은-시진핑 올해 1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중 정상회담
기념사진을 담은 앨범을 함께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중국중앙(CC)TV 화면 캡처
올 1월 만난 김정은-시진핑 올해 1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중 정상회담 기념사진을 담은 앨범을 함께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중국중앙(CC)TV 화면 캡처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되고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 카드를 선택했다. 이번 시 주석 방북의 가장 큰 특징은 북한의 요청보다는 중국의 필요성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점이다.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원군을 찾아 나서는 행보로 볼 수 있다. 미국과의 전방위적 대결 국면에서 흔들리던 시 주석이 이달 초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화웨이 연대’를 본격화한 데 이어 우군을 챙기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시 주석의 방북과 관련한 움직임이 홍콩 시위가 지속되는 과정에 나온 것도 주목된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중국 지도부와 협의한 뒤 ‘범죄인 인도 법안’ 추진을 무기한 중단하면서 이번 사태는 시 주석의 정치적 후퇴라는 평가가 나왔다. 첩첩산중인 가운데 돌파구가 필요했던 시 주석이 미국과 상대하기 위한 새로운 묘수를 찾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아주 효과적인 카드다. 북-중은 올해 수교 70주년을 맞아 북-중 우호와 전략적 협력을 확인하는 정상 외교를 예고해둔 상태였고, 시 주석의 방북을 통해 양국이 쌍방향 소통 관계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셈이다.


시 주석이 국가부주석이던 2008년 이후 11년 만에 국가주석으로 처음 방북하는 것이어서 북-중 밀착을 과시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비핵화 협상 결렬 이후 중국이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중국 내부에서도 나오던 상황이어서 내부적으로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줄 선물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 고민거리다. 또 핵 보유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 북한을 얼마나 강하게 설득할 수 있을지도 분명치 않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 속에도 이달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시 주석이 방북한다면 시 주석이 새로운 카드를 쥐게 되는 효과가 있다.

시 주석은 무역전쟁, 화웨이 제재 등 첨단기술 문제는 물론이고 남중국해 등 군사안보, 대만 홍콩 등 중국이 내정이라고 주장하는 문제까지 미국의 전방위 공세에 힘겨워했다. 바로 이 순간 시 주석이 미중 정상회담 전 방북해 김 위원장에게 북-미 대화 복귀를 설득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다면 상황을 바꿀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시 주석의 방북은 최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고,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남북 간 물밑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한 것에서 촉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신나리 기자
#중국 시진핑#비핵화#미중 무역전쟁#방북#g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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