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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 고가 전략”…국내보다 해외시장에서 더 유명한 3대 대물림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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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 고가 전략”…국내보다 해외시장에서 더 유명한 3대 대물림 회사

거제=강정훈기자 , 김재영기자 입력 2019-06-16 18:50수정 2019-06-16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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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경남 거제시 하청면 실전리에 있는 대일수산㈜ 본사. 회사와 맞닿은 칠천량 해협은 호수처럼 잔잔했다.

1597년 정유재란 당시 조선 수군에게 큰 아픔을 안긴 칠천량 해전의 현장이다. 바다에는 대일수산의 굴 수하식(垂下式) 양식장을 표시하는 하얀색 스티로폼이 줄지어 떠 있었다.

국내 최대 수준의 굴 가공업체인 이 회사 입구에는 ‘델리씨(DELISEA)’라는 입간판이 서 있다. 델리씨는 영어로 Delicious(맛있는, 기분 좋은)와 Sea(바다)의 합성어다. 대일수산이 생산해 수출하는 수산가공품의 브랜드다.

● 3대째 대물림…해외시장에서 더 유명

델리씨의 인지도와 신뢰도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높다. 대일수산의 매출 70%는 수출을 통해 올린다. 전통적인 생굴 소비국이었던 일본, 미국 뿐만 아니라 말린 굴과 가공품 수출 시장인 홍콩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유럽 등으로 진출했다.

이 회사는 3대 대물림으로도 유명하다. 대일수산은 1963년 굴 양식업을 시작했다. 이영만 부사장(45)의 할아버지인 1세대 이종포 전 대표(1980년 작고)가 일본에서 들여온 기술을 접목했다. 2세대이자 이 부사장의 부친인 이정태 사장(72)은 당시 통영수산고 학생이었다. 이 사장은 1987년 법인을 설립하고, 1992년부터 미국 식품안전의약국(FDA)에 등록하면서 통조림 제조와 수출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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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인 이 부사장과 동생도 가업(家業)을 잇고 있다. 이 부사장은 전남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경상대 해양과학대에서 굴 가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으며 ‘내공’을 쌓았다.

대일수산의 주 생산품은 생굴과 건조굴, 냉동굴과 굴 통조림이다. 굴 통조림은 델리씨 훈제굴, 델리씨 올리브 훈제굴, 델리씨 훈제 종합세트 등 종류가 다양하다. 꽁치, 고등어 통조림은 국내 유수 기업의 주문을 받아 납품한다. 생굴은 하루 5t, 냉동굴은 6t, 건조굴은 10t을 가공할 수 있다. 굴 훈제 통조림과 굴 보일드 통조림은 각각 6000캔 생산이 가능하다.

이 회사의 올 예상 매출액은 200여억 원. 2015년 350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고, 이후 굴 작황이 좋지 않아 조금씩 줄었다. 국내 생굴 생산은 태풍의 영향과 바다 수온 변화 등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굴 양식 어민들도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가리비 양식으로 전환했다. 또 일본이 위생규정을 강화하면서 생굴 수출이 감소했다.

2000년 굴 통조림 시장에 진입한 중국은 정부 지원과 싼 인건비를 토대로 미주 시장을 넓혀가는 추세다. 대일수산 관계자는 “중국 상품과 경쟁하기보다는 고품질, 고가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 “세계 유일의 굴 일관(一貫) 생산 시스템”
거제시 관계자는 “대일수산은 국내 최고 굴 가공 및 수출업체일 뿐 아니라 독보적인 부분도 많다”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굴 양식장을 보유하고, 자체적으로 박신(剝身·굴 껍데기 제거)을 하며, 가공과 포장 등 일관(통합) 체제를 갖춘 세계 유일의 굴 통조림 생산업체라는 점이다. 공정을 거치면서 시간 지체가 없이 다음 단계로 넘길 수 있어 선도와 맛을 최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 바이어들도 이를 가장 높게 평가한다.

여기에다 첨단설비와 자동화를 겸비했다. 건조와 냉동, 포장 등의 공정은 완전 표준화 돼 있다. X-ray 검사기는 굴의 살에 박힌 작은 굴 껍데기도 족집게처럼 찾아낸다. 모든 굴은 3차례에 걸쳐 이 검사기를 통과한다. 분석실에서는 전문 인력이 세균과 패류독소를 정밀 검사한다.

수산물 통조림분야 권위자인 이강준 공장장(66)은 “거제 특산물인 유자소스를 포함해 다양한 조미 소스를 개발한다. 국내외 바이어와 협의를 통해 맛의 다양화와 고급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대일수산 직원들은 칠천량 바다에서 굴 채묘(採苗·씨앗받기)와 양식장 정비, 시설물 보강 등의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 직원수는 시기에 따라 진폭이 크다. 굴 양식과 채취엔 20여 명이 필요하다. 굴 껍데기를 까는 박신 작업에는 180명이 투입된다. 통조림과 냉동식품 제조, 마른굴 생산에는 150명이 종사한다. 전체의 80%는 지역 주민이다.

수상과 인증 실적도 다양하다. 1996년 500만달러 수출탑, 2000년 1000만달러 수출탑을 받았다. 2007년 수산물수출 10대 기업에 뽑혔다. 기획재정부장관상도 수상했다. 미국 FDA 등록은 물론 식품안전경영시스템(ISO22000)과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받았다. 국제식품안전 및 품질인증시스템(SQF)도 획득했다.

황평길 경남도 수산물유통담당은 “대일수산은 좋은 원료와 깨끗한 시설, 축적된 기술력이 강점이다. 이 회사 통조림은 각종 국제 안전기준에 맞춰 생산할 뿐 아니라 유럽과 캐나다, 호주, 멕시코 등의 엄격한 기준에 맞춰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태 사장은 “해외시장 개척, 바이어 초청 등에 거제시의 도움이 크다.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시장에서 인정받는 세계 최고의 굴 가공업체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거제=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 정부 “수산물, 고부가가치의 전략 수출 품목으로 육성” ▼

정부는 수산물을 고부가가치의 전략 수출 품목으로 육성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참치, 김 등 주력 품목 외에 전복, 굴, 어묵 등을 차세대 프리미엄 상품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수출 국가와 유통채널을 다변화하고 수출·가공 인프라도 강화한다. 이를 통해 역대 최대 규모인 수산물 연 수출액 25억 달러(약 3조 원)를 올해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6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산물 수출액은 역대 최대치인 23억7700만 달러(약 2조8000억 원)를 달성했다. 올해도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수산물 수출 실적은 11억1800만 달러(약 1조3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10억3600만 달러)보다 8.0% 늘었다.

해수부는 수산가공업을 수출형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창업·연구개발(R&D)·수출지원 기능이 집적된 대규모 수출 클러스터를 전남 목포시와 부산에 각각 1000억 원 규모로 구축할 계획이다. 영세 가공업체가 결집된 중규모의 식품거점단지도 현재 12곳에서 2022년 19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참치(26.0%)와 김(22.1%)에 집중된 수출 상품도 다양화한다. 전복, 굴, 어묵 등이 각각 수출 1억 달러 이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굴의 경우 생굴부터 굴스낵까지 제품을 다양화하고, 경남 통영시에 굴 가공산업거점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전복은 아시아 현지의 고급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전남 완도군에 수출물류센터를 올해 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어묵은 천연 첨가물 개발, 광어 연어 등 고급 원료 활용 등을 통해 세계인의 영양 간식으로 만든다. 우리 어묵의 맛과 특성을 쉽게 떠올릴 수 있도록 기존 어묵 영문명인 ‘피시케이크(fish cake)’를 대체할 새 이름도 공모 중이다.

일본, 중국, 미국에 집중된 수출 국가도 다변화한다. 최근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 필리핀 등 아세안 지역을 집중 공략한다. 피시스낵, 동남아풍 소스 등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고, 무슬림 시장을 겨냥해 할랄 인증도 지원할 계획이다. 아세안 지역 대형 유통체인에 한국수산식품 매장을 입점시켜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청년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한류 스타 연계 프로모션도 진행하기로 했다.

온라인 등 글로벌 유통채널에 대한 판로 개척도 적극 지원한다. 온라인 마켓 입점과 소셜미디어 홍보 등을 통해 온라인 거래를 활성화하고, 즉석식품과 간편식 등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현지 유통매장 시범 입점도 추진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최근 어획량 감소, 비관세 장벽 강화 등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출 기반을 고도화하고 수출 기업의 역량을 강화해 수산식품 수출이 꾸준히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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