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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 먹이 공급도 태블릿 PC 하나면 OK!”…진화하는 ‘스마트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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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 먹이 공급도 태블릿 PC 하나면 OK!”…진화하는 ‘스마트 양식’

주애진기자 입력 2019-06-13 18:06수정 2019-06-1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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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남 하동군 중평항 인근 숭어 가두리양식장에서 이동길 국립수산과학원 박사가 태블릿PC를 이용해 먹이를 주고 있다. 수산과학원은 이곳 수조 6개에 스마트양식장 통합관리 플랫폼을 구축해 시범운영하고 있다. 하동=박영철기자 skyblue@donga.com

10일 경남 하동군 금남면 중평항에서 1.5㎞ 가량 떨어진 바다 위 숭어 가두리양식장. 총 0.44㏊ 규모의 수조 6개에서 숭어 26만 마리를 키우는 이곳은 겉보기에는 일반 양식장과 다르지 않아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자 수조마다 설치된 먹이 공급 장치, 수중카메라, 경광등이 눈에 띄었다. 한쪽에 마련된 컨테이너 건물에는 이날의 수온, 용존산소, 염분 등 양식장 정보가 표시된 작은 전광판과 함께 ‘스마트 피쉬팜 관리시스템’이라는 간판이 붙어있었다. 이 곳은 국립수산과학원이 개발한 국내 최초의 해상 스마트양식장 통합관리 플랫폼을 시범운영하는 양식장이다.

●지능형으로 진화하는 국내 스마트양식

“먹이를 한번 줘 볼까요?”

이동길 수산과학원 박사가 손에 들고 있던 태블릿PC를 켜자 먹이공급, 어체(魚體) 측정, 사육현황, 수중영상 등의 메뉴가 나타났다. 먹이공급에서 4번 수조를 고르고 원하는 먹이량을 선택한 뒤 공급버튼을 누르자 4번 수조의 경광등에 불이 켜지고 먹이 공급 장치에서 천천히 배합사료가 뿌려졌다. 모터가 한 바퀴 돌 때마다 정확하게 200g의 먹이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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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PC를 통해 양식장의 실시간 상황을 살펴보는 것은 물론 숭어가 얼마나 자랐고 무게는 얼마인지 추정하는 것도 가능했다. 이 박사가 미리 캡쳐해둔 수중영상을 가져온 뒤 숭어의 머리와 꼬리에 커서를 설정하자 자동으로 몸길이가 측정됐다. 몸길이를 바탕으로 이 숭어의 무게를 추정한 수치도 자동으로 화면에 나타났다.

가두리 그물이 훼손되는 등 양식장 시설물에 문제가 생기면 수중 드론을 투입해 상태를 점검한다. 폐사한 물고기를 찾아내 수집하는 것도 수중 드론의 몫이다. 이 박사는 “이런 방식으로 부산에 있는 수산과학원에서도 이곳 양식장을 원격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창성수산이 운영하는 이 양식장에 스마트기술이 도입된 건 지난해 10월이다. 해양수산부와 수산과학원은 2016년부터 3년간 스마트양식 통합관리 플랫폼을 개발한 뒤 이곳에서 실증화 연구를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다른 스마트양식장처럼 자동화, 원격제어 기술만 구현돼있어 언제 얼마나 먹이를 줄지 등을 사람이 일일이 판단해야 한다. 여기서 숭어의 단계별 성장 데이터를 수집한 뒤 기계가 스스로 판단하고 관리하는 지능형 기술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1.4㏊ 규모 스마트양식장에서 숭어 65만 마리를 16개월간 키우면 18억4000만 원의 어가소득을 올릴 것으로 추산된다. 전통 양식법을 이용해 거둘 수 있는 소득(5억 원)의 3.7배 규모다. 숭어의 생존율이 높아져 매출액이 38% 증가하고 인건비와 사료비가 각각 44%, 20% 절감되는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양식업 경쟁력 높이고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수산물 소비는 증가하는 반면 수산자원 어획량은 줄어들면서 양식수산물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수산물 총 생산량(382만t)의 58.9%를 양식으로 생산했다. 어촌인구가 고령화하고 양식에 따른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양식 중에서도 스마트양식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적은 인력으로 운영할 수 있고 친환경 방식으로 수질을 관리할 수 있어서다.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도 스마트양식이 주목받는 이유다. 특히 지능형 기술이 도입되면 전문가의 도움 없이 초보자도 쉽게 진입할 수 있어 양식업의 저변 확대가 기대된다. 해수부는 국내 스마트양식장의 보급률을 2017년 2.5%에서 2030년 12.5%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해상에 이어 7월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내수면 스마트양식장 플랫폼도 구축한다.

문제는 국내 양식어가의 대부분이 가족 중심으로 영세하게 운영돼 스마트양식을 도입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스마트양식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일정 규모 이상의 양식장이어야 시설 구축이 용이하다. 이에 해수부는 별도로 소규모 양식어가에 적합한 자동먹이공급시스템 등을 개발해 보급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르웨이 등 북유럽을 선두로 한 글로벌 양식시장의 스마트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연어 등 수입 수산물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스마트양식을 통한 가격과 품질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마트양식이 확대되면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효과도 있다. 마창모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양식어촌연구실장은 “스마트기술로 양식업에 젊은 인구가 유입되는 것은 물론이고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클 것”이라고 했다.


▼청년창업가들이 해양 수산업에 주목한 이유는?▼


프로골프선수였던 박혜라 씨(31·여)는 10여 년간의 선수생활을 접고 3년 전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나만의 브랜드를 기획하고 경영하고 싶었던 어린시절 꿈을 이뤄보고 싶어서다. 그가 선택한 제품은 기장미역이다. 부산 기장군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국내 최고 품질의 기장미역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뛰어난 품질의 미역을 가치 있는 상품으로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2015년 6월 바다건조식품회사 ‘씨드(SEA.D)’가 그렇게 탄생했다.

박 씨는 건강에 좋고 친환경적인 먹거리인 해조류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간편 미역수프, 미역국 키트(반조리 가정간편식) 등을 선보였다. 씨드의 제품은 카카오커머스, 마켓컬리 등 젊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유통채널에 입점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창업 첫 해 6개월간 약 3000만 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3억1000만 원 규모로 급증했다. 박 씨는 “수산업은 진입장벽이 높지만 자신만의 철학과 신념을 갖고 도전하면 기회도 많다”고 했다.

지난해 1월 ‘대게김’을 창업한 이형욱 씨(38)도 경북 울진군과 영덕군의 특산품인 대게를 활용해 창업에 성공한 사례다. 원래 제조업 관련 일을 했던 이 씨는 몇 년 전부터 식품 관련 창업을 준비하다가 지역 특산품인 대게에 주목했다. 대게를 그대로 팔기보다 가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려 고민한 끝에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상품인 김과 접목하기로 결심했다. 대게김이 쿠팡, 네이버쇼핑 등 온라인 유통채널과 홈쇼핑 등을 통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창업 첫 해에만 약 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판매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 이 씨는 해외수출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애썼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마련하는 해외 식품박람회는 빠짐없이 참석해 대게김을 알렸다. 덕분에 홍콩, 중국 등에 일부 수출하는 성과도 이뤘다. 그는 “직접 해외에 나가 바이어들을 만나보니 한류의 영향으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컸다”며 “올해도 해외수출 확대에 중점을 둘 생각”이라고 했다.

해양수산부는 이들처럼 해양수산 분야에서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을 돕기 위해 경북, 부산, 강원, 전남, 제주, 충남 등 전국 6곳에 창업투자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75억 원이던 지원금 예산도 올해 90억 원으로 늘렸다. 2021년까지 4곳을 추가해 전국 1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수산펀드와 해양모태펀드를 통해 유망한 해양·수산 스타트업에 투자, 지원하고 있다.

청년 창업가들은 이 같은 공공 지원을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이 씨는 “단순하게 창업비용을 지원하는 것 뿐 아니라 시제품 개발이나 제품 판로 개척 지원 등 찾아보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도움이 될 만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굉장히 많다”며 “스스로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면 길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주애진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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