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탈출 자매 “구글·애플, 여성 감시앱 삭제하라”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25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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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男, 내무부 앱 통해 여성들 여권 관리
탈출 자매 "앱으로 남성이 여성 지배하는 꼴"

가족으로부터의 압박과 학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조지아로 탈출한 사우디아라비아의 20대 자매가 사우디의 비인간적인 여성 감시 애플리케이션(앱)을 삭제해야 한다고 24일(현지시간) 주장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마하 알수바이에(29)와 와파 알수바이에(26) 자매는 “애플과 구글은 사우디 정부가 만든 앱 ‘앱셔(Absher)’를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앱셔는 사우디 내무부가 만든 무료 앱으로 여권 갱신, 공공 기관 업무 예약부터 교통 법규에 대한 정보까지 광범위한 정부 서비스를 제공한다.

문제는 여성들은 앱셔에 대한 접근권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남성만이 앱셔를 통해 여성 가족원의 해외 여행 권리를 허가하거나 갱신한다. 또 여성들이 여권을 사용할 때 필요한 정보 업데이트 역시 이 앱셔를 통해 이뤄진다.

알수바이에 자매에 따르면 사우디판 구글 스토어와 애플 스토어에서 앱셔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앱셔에 대해 들은 바 없다”며 “살펴보겠다”고 약속했다.

와파는 “앱셔는 남성이 여성을 지배할 수 있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자매는 사우디에서 터키로 이동하기 위해 아버지의 휴대전화를 훔쳤다고 말했다. 또 학대 가족에서 도망치기 위해 사우디를 탈출하려는 수십명의 젊은 여성들이 앱셔로 인해 벗어나지 못한 채 자국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알수바이에 자매는 “만약 거대 기술(IT) 기업들이 앱셔를 없앤다면 사우디 여성들은 (남성의 허락없이) 독자적인 여행을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사우디 사회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은 실리콘밸리의 IT 업체들을 향해 “기술은 진보의 전부일 수 있다. 그래야만 한다”며 “그러나 인권에 대한 충분한 점검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침략적인 권력들에 의해 엄청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성명을 통해 경고했다.

한편 지난 18일 조지아 내무부는 알수바이에 자매를 보호하고 있으며 이민 당국이 이들이 기거하는 아파트를 방문해 난민지위·망명 신청에 관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발표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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