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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탄에서 환호로… 토트넘 살린 천사의 눈 ‘V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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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탄에서 환호로… 토트넘 살린 천사의 눈 ‘VAR’

이승건 기자 입력 2019-04-19 03:00수정 2019-04-19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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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이 2-4로 뒤진 후반 28분. 키런 트리피어가 코너킥한 공이 페르난도 요렌테를 향해 날아가고 있다. 언뜻 보면 손에 닿은 것처럼 보이지만 주심은 VAR를 통해 여러 각도의 화면을 확인한 뒤 허리 골반에 맞았다고 판단해 득점을 인정했다. SPOTV 화면 캡처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맨시티)의 안방 시티오브맨체스터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후반 추가 시간 약 2분 20초에 터진 라힘 스털링의 골. 조금만 더 버티면 맨시티는 4강 티켓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의 얼굴은 절망감으로 일그러졌다. 선수들도 고개를 숙였다. 그때였다. 헤드셋으로 무언가를 듣던 주심이 VAR(비디오 판독)를 선언했다.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진 경기장. 잠시 뒤 전광판에 ‘NO GOAL, OFF SIDE’가 떴다. 손흥민의 토트넘으로서는 악몽이 기적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경기는 3-4로 졌지만 1, 2차전 합계 4-4를 기록한 토트넘은 방문 다득점 우선 규정에 따라 1961∼1962시즌(당시는 유러피언컵) 이후 57년 만에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무대를 밟게 됐다.

스털링의 슈팅은 토트넘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상대의 압박에 막혀 뒤로 패스를 한 공이 맨시티 베르나르두 실바의 오른 다리를 맞은 뒤 세르히오 아게로 앞으로 떨어졌다. 토트넘 골대 오른쪽으로 파고들어간 아게로는 스털링에게 공을 넘겼고, 이는 득점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실바의 다리에 맞은 게 득점 취소의 이유가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심판 출신인 유병섭 대한축구협회 심판 전임강사는 “에릭센의 패스가 곧바로 아게로에게 갔다면 오프사이드가 아니다. 하지만 실바의 몸에 공이 닿았을 때 아게로는 토트넘 최종 수비수보다 앞에 있었다. 명백한 오프사이드 위치였다”고 말했다. 패스 미스를 저질렀던 에릭센은 경기 뒤 “지금 나는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남자”라며 기뻐했다.

한편 방송중계에서 오프사이드가 아니라고 했던 장지현 해설위원은 축구 커뮤니티에 “머릿속이 엉켜서 실언을 했다.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국내 축구팬이라면 이 장면에서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독일과의 경기를 떠올렸을 법하다. 한국은 0-0으로 맞선 후반 추가 시간 김영권이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왼발로 차 넣었다. 부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했지만 VAR를 통해 선제골로 인정됐다. 당시 손흥민이 코너킥으로 찬 공이 장현수의 발에 맞은 뒤 토니 크로스(독일)를 거쳐 김영권에게 갔다. 상대 선수의 발에 맞았기에 김영권의 위치에 상관없이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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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3번째 골도 VAR로 가려졌다. 2-4로 끌려가던 후반 28분 페르난도 요렌테가 골을 넣었을 때 맨시티 쪽은 요렌테가 핸드볼 반칙을 했다고 주장했다. 주심은 VAR를 통해 득점을 인정했다. 유 전임강사는 “핸드볼이었다면 고의성 여부와 상관없이 골이 취소된다. 하지만 주심이 여러 방향에서 화면을 분석한 결과 손이 아니라 골반 부위에 닿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VAR는 2차례 있었다. 하나는 토트넘의 득점 인정, 하나는 맨시티의 득점 취소. 평소 “VAR는 누구도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뒤 “VAR를 도입했으면 믿어야 한다. 오늘은 믿을 수 없는 경기를 했다”며 웃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손흥민#ucl#챔피언스리그#토트넘#v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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