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엔 ‘국어 31번’ 같은 문제 안 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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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수능 11월 14일… 평가원 “초고난도 문제 출제 지양”
EBS교재 연계 70% 수준 유지, 지진 대비해 예비 문항도 준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올해 수능에서는 초고난도 문제를 출제하지 않겠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수능이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점을 교육당국이 사실상 인정하면서 올해 수능은 지난해보다는 다소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이런 내용의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기본계획’을 26일 발표했다. 올해 수능은 11월 14일에 치러진다. 시험영역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사회·과학·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으로 지난해와 같다.

특히 평가원은 지난해 ‘불수능(어려운 수능)’ 논란을 일으켰던 국어 31번 문제와 같은 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지양하겠다고 이날 강조했다. 지난해 국어 홀수형 31번 문제는 동서양 천문학 분야의 개혁 과정을 다룬 지문 한 페이지를 다 읽은 뒤 만유인력에 대한 그래픽과 제시문을 해석하는 것이었다. 시험 후 수험생들은 “‘멘붕’이 왔다”고 호소했다. 해당 문항의 정답률은 18.3%에 불과했다.

평가원은 올해 수능 문제의 난이도 조절 실패를 막기 위해 문제 검토위원의 워크숍 기간을 3일 늘리고, 난이도 예측 훈련을 강화하기로 했다. EBS 수능 교재·강의와 수능 출제 연계도도 70% 수준(영역별 문항 수 기준)으로 유지된다.

그러나 소위 ‘킬러문항’은 계속 출제된다. 난이도가 높은 ‘킬러문항’은 등급 간 변별력을 유지하는 요소로 출제돼 왔다. 이에 상위권 학생들은 킬러문항을 대비하기 위해 법학적성시험(LEET) 등의 문제를 풀기도 한다. 권영락 평가원 수능본부장은 “전체적인 난이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난도 문항이 필요하다”며 “다만 지난해 국어 31번과 같이 복잡한 사고과정을 과도하게 요구하지 않도록 정보의 양을 조절하겠다”고 전했다.

올해 6월 모의평가는 6월 4일, 9월 모의평가는 9월 4일 실시할 예정이다. 영어 절대평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유지된다. 수험생들은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응시해야 한다. 한국사 시험을 치르지 않거나 신청하지 않은 학생은 시험 전체가 무효 처리되고 성적통지표가 제공되지 않는다.

장애인 권익 보호를 위해 시각장애 학생이 수능에 응시하면 희망자에게 화면낭독프로그램이 설치된 컴퓨터와 해당 프로그램용 문제지 파일 또는 녹음테이프가 제공된다. 2교시 수학영역에서는 점자정보단말기도 이용할 수 있다. 평가원은 “수능일 전후 지진 발생에 대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능 예비문항을 준비하며 수능 후 문항별로 출제 근거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유라 jyr0101@donga.com·사지원 기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수능#ebs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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