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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절차 무시하고도 무사할 줄 알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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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절차 무시하고도 무사할 줄 알았나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입력 2019-03-26 03:00수정 2019-03-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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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주 렌턴에 있는 보잉사 제조공장에 서 있는 ‘737 맥스’ 항공기. 렌턴=AP 뉴시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휴가를 계획하면서 비행기표를 끊어놓았습니다. ‘보잉737 맥스8’의 잇단 추락사고 소식을 듣고 항공사 사이트에 들어가 제가 탈 비행기를 찾아봤습니다. ‘보잉.’ 1초 동안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물론 문제의 기종은 아니죠. 그 기종은 현재 한국에서 운항되지 않으니까요.

대다수 보잉 항공기들은 오늘도 안전하게 비행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도 이번 사고로 보잉의 이미지가 크게 손상된 것은 사실입니다. 보잉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은 이번 사고들을 어떻게 보는지 알아봤습니다.

△“I don’t think we need to get too spun up over the fact that they‘re making some sales.”

2010년대 초반 에어버스가 연료효율성이 높은 항공기를 먼저 개발해 판매에 들어갑니다. 무진장 콧대 높은 보잉은 무시 전략으로 나갑니다. 제임스 올보 당시 보잉 민간항공기 사업부문 최고경영자는 직원들을 불러놓고 이렇게 말합니다. “에어버스가 좀 팔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여기서 ‘get spun up’은 ‘매몰되다’ ‘지나치게 염두에 두다’의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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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ing thought we were a flash in the pan.”

‘Flash in the pan’은 ‘잠깐 반짝하고 그 이후로는 전혀 빛을 발하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반짝 성공’ 또는 ‘허상’이라고 보면 됩니다. 19세기 캘리포니아 골드러시 때 개척자들은 모래를 넓적한 팬에 살살 흔들어 금을 찾아냈습니다. 빛이 나서 금인 줄 알고 보니 그냥 팬의 모래가 반사된 경우가 많았겠죠. 존 리히 전 에어버스 최고운영책임자는 보잉의 콧대 높은 태도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보잉은 우리가 반짝하고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겠지요.”

△“Boeing thought they would get away with cutting corners.”

에어버스가 큰 성공을 거두자 보잉은 ‘맥스’ 개발 속도전에 나섭니다. 보잉에서 일했다는 한 엔지니어는 “‘빨리빨리’ 시간표 속에서 일하다 보니 절차는 무시되기도 했다”고 고백합니다. ‘Cut corners’가 바로 그 뜻입니다. 보잉 같은 기술이 뛰어난 기업은 아마 몇몇 절차가 생략돼도 별 탈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Get away with’는 옳지 못한 행동을 하고도 처벌받지 않고 무사히 넘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보잉#에어버스#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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