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그만” 암스테르담, ‘대표 관광 코스’ 홍등가 단체 투어 금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1일 22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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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많은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이 대표 관광 코스의 하나이던 홍등가 가이드 투어를 내년 1월 1일부터 금지한다고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가 20일 보도했다.

암스테르담시는 홍등가로 몰리는 관광객을 줄이기 위해 늦은 밤 투어를 금지하고, 홍등가 투어 가이드는 시의 허락을 받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이 줄지 않자 전면 금지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현지매체 AD는 술집 순례나 ‘롤라와 함께 떠나는 홍등가 투어’ 등 이름으로 홍등가 중심에 자리한 암스테르담 구교회 광장을 지나는 투어 그룹이 매주 1000개 이상이라고 전했다. 가장 붐비는 초저녁 시간에는 1시간에 48개 투어단체가 다녀간 적도 있어 ‘도시 정글’이란 별명도 붙었다. 성(性) 노동자들도 이런 조치에 환영하고 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 노동자의 80%가 “우리를 빤히 쳐다보는 관광객 때문에 오히려 사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인구 85만 명의 암스테르담은 유럽의 거점공항인 스키폴 공항에다 홍등가 등을 찾는 많은 관광객으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거주민들이 여행객들을 반기지 않는 이른바 ‘오버 투어리즘’의 대표 도시이다. 지난해 관광객이 무려 1900만 명에 이르고, 2025년에는 29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비슷한 처지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베니스 등도 관광객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암스테르담시는 홍등가 투어 금지 외에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상점 수 제한, 공유 숙박 업체 에어비앤비 제한, 호텔 신규개발 금지 등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또 도심지를 돌아보는 단체 관광객 인원을 최대 20명에서 15명으로 줄이고 관광 안내원은 반드시 시의회 허가 및 품질 확인서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 관광객 호객 행위 및 무료 안내 관광을 금지하고 주요 관광지 입장권에 관광세를 부과해 표 값도 대폭 올릴 예정이다. 올해 가을부터는 시내 신규 건물에 실거주자 외에는 임대가 불가능하도록 제한하는 법도 마련 중이다.

파리=동정민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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