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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2심 재판장 “재판 불복, 대한민국 자체 부정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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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2심 재판장 “재판 불복, 대한민국 자체 부정하는 것”

김예지 기자 입력 2019-03-20 03:00수정 2019-03-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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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공판 시작前 이례적 A4 3장 분량 입장문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 지사는 법정에서 봉투 속에 있던 서류를 꺼내 읽으며 불구속 재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저와 우리 재판부를 비난하고, 벌써부터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전혀 경험해 보지 못했습니다. 문명국가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1심에서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도지사(52·수감 중)의 항소심 서울고법 형사2부의 재판장인 차문호 부장판사(51·사법연수원 23기)는 19일 첫 재판 시작 전 이렇게 말했다.

차 부장판사는 “대단히 이례적이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고 향후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하기 위해 부득이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며 약 10분 동안 A4용지 3장 분량의 ‘재판에 임하는 입장’을 읽어 내려갔다.

차 부장판사는 “일각에서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저나 우리 재판부 판사님의 경력 때문이라고 하면서, 재판부를 비난하고 벌써부터 선고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수감 중)의 대법관 근무 시절 그의 전속 재판연구관으로 일한 차 부장판사의 경력을 언급하며 “1심 재판장인 성창호 부장판사처럼 편파 재판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재판장 교체를 요구하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오기도 했다. 주심인 김민기 판사(48·26기)가 진보 성향 법관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이유로 2심은 무죄로 판결이 뒤바뀔 것이라는 정반대의 예상이 나온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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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부장판사는 “법정 밖에서의 비난과 예단은 재판부를 모욕하는 것이다. 신성한 법정을 모독하는 것이며, 재판의 본질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법제도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차 부장판사는 “피고인과는 옷깃조차 스치지 않았고, 이해관계도 같이하지 않는다”면서 김 지사와 검찰 측에 “불공정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기피 신청을 하라”고 요구했다. 양측이 기피 신청을 하지 않기로 하자 차 부장판사는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재판 결과를 위해 다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김 지사의 변호인은 “재판장이 서두에 말한 부분에 저희 변호인들도 적극 공감하고, 유념하겠다”고 답했다. 법정 구속 48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김 지사는 재판부를 향해 앉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허익범 특별검사는 표정 변화 없이 차 부장판사의 말을 경청했다.

그 뒤 차 부장판사는 김 지사의 보석 심문을 이어갔다. 김 지사는 직접 준비해온 글을 10분간 읽었다. 김 지사는 “1심 판결은 증거를 애써 무시하며 이래도 유죄, 저래도 유죄 식으로 판결했다”면서 “법정 구속으로 발생하게 된 도정 공백은 어려운 경남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안타까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경남도민들께 빠른 시일 내에 의무와 도리를 다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드린다”고 호소했다.

차 부장판사는 김 지사의 발언을 들은 뒤 “도지사로서 도정 수행 책임과 의무를 들고 있지만 그러한 사정은 법이 정한 보석 허가 사유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불구속 재판은 모든 피고인에게 적용되고, 법관이 지켜야 하는 대원칙이다. 보석 허가 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하겠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 기일인 4월 11일 이후 김 지사에 대한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범죄 성립 여부를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이 사건을 물리적으로 2∼3개월 내에 도저히 판결할 수가 없다”면서 월 2회 오후 3시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김 지사는 1심 때는 주 1회 재판을 받았다.

김 지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된 만큼 통상적으로 2개월 이내에 재판이 마무리되는 다른 피고인들과 비교하면 재판 절차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1심 선고 당일 법정 구속으로 김 지사의 항소심 구속기한은 올 9월 30일 만료된다. 보석이 기각되더라도 구속기한 전에 항소심이 선고되지 않으면 김 지사는 석방된다.

김예지 기자 yeji@donga.com
#김경수 경남도지사#김경수 2심#재판 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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