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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눈이 커지는 수학]충격-강풍에도 거뜬…육각형 건축물에 담긴 수학적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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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눈이 커지는 수학]충격-강풍에도 거뜬…육각형 건축물에 담긴 수학적 비밀

박지현 반포고 교사입력 2019-03-20 03:00수정 2019-03-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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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초대형 건축물 ‘허드슨 야드’ 위를 방문객들이 거닐고 있다. 맨해튼 미드타운에 위치한 이 건물에는 2025년까지 초호화 주택, 사무실, 쇼핑몰, 공연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개발비는 250억 달러(약 28조 원)이다. 맨해튼=AP 뉴시스
서영이는 얼마 전 미국 뉴욕의 새 랜드마크 맨해튼 허드슨 야드에 대한 기사를 접했습니다. 2012년부터 공사가 시작된 ‘허드슨 야드’는 2025년까지 맨해튼의 미드타운 서쪽, 허드슨 강변에 16개의 타워형 건물이 순차적으로 들어서는 대규모 건축 프로젝트입니다. 그중 인공 산 ‘베슬’(Vessel·용기)이 15일 일반인에게 공개됐습니다.

베슬은 말 그대로 마치 항아리처럼 생긴 형태를 지녔습니다. 미로처럼 생긴 통로를 따라 걸으면서 운동도 하고 주변 풍경을 감상하는 새로운 형태의 전망대입니다. 서영이는 그 규모와 특이한 형태에 놀랐습니다.

서영: 인공산 같은 베슬의 모습을 뉴스에서 보았는데, 정말 항아리 모양이에요. 높이 42m에 계단이 무려 2500개이고, 비용도 2억 달러가 들었대요. 더 재미있는 것은 연결된 계단들이 마치 벌집 같았어요.

엄마: 벌집 형태의 육각형이 여러 가지 면에서 장점을 가지기 때문에 그렇게 만들지 않았나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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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 육각형 구조가 건축물을 만드는 데 어떤 장점이 있는데요?

엄마: 하나의 건축물이 완성되기까지는 많은 요소들이 결합되어 있겠지만 우선 형태 면에서 생각해볼까?

○ 공간 확보에 효율적인 도형은 ‘육각형’


자연이 우리 생각 밖으로 놀랍게 설계돼 있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예를 들어 벌집의 육각형은 최소한의 재료로 최대한의 공간을 확보한 가장 경제적인 구조로 알려져 있습니다. 동시에 가장 균형 있게 힘을 배분하는 안정적인 구조입니다.

그 이유를 수학적으로 생각해볼까요? 먼저 정육각형 모양의 구조는 평면에 서로 붙여놓았을 때 변이 맞닿아 있어 빈틈이 없습니다. 물론 정삼각형이나 정사각형도 틈이 생기지 않게 평면을 덮을 수 있는 도형입니다. 하지만 정삼각형, 정사각형의 경우 벽면을 이루는 전체 둘레의 길이는 긴 데 비해 활용되는 공간이 육각형에 비해 좁습니다.([그림1] 참조)

육각형으로 이루어진 벌집 구조가 공간을 활용하는 데 가장 효율적일 것이라는 추측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부터 제기됐습니다. 2000년이 지난 1999년에 수학자 토마스 헤일스가 “최소의 둘레로 같은 면적의 영역으로 분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육각형이다”라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했습니다.

이것은 또 원으로 평면을 채우는 문제에서 6개의 원이 접하는 육각형 구조를 이루는 것이 그 면적의 90% 이상을 덮을 수 있다는 사실과도 관련이 있습니다.([그림2] 참조) 꿀벌이 수학적으로 계산해서 집을 지은 건 아니겠지만 자연계는 이렇듯 놀랍게도 수학적인 법칙을 따르고 있는 것이지요.

○ 육각형은 균형 있게 힘을 배분하는 구조


육각형은 가장 균형 있게 힘을 배분하는 안정적인 구조이기도 합니다. 정삼각형은 안정적이나 둘레에 사용하는 재료에 비해 공간이 작아 비효율적입니다. 정사각형 구조물은 외부의 충격이 분산되지 않아 쉽게 비틀리거나 찌그러져 변형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정육각형은 외부의 힘이 쉽게 분산되는 구조여서 견고할 뿐 아니라 안정적입니다. 벌집이 아무리 세찬 바람이 불어도 끄떡하지 않을 듯 튼튼해 보이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이런 장점 때문에 벌집의 육각형 구조는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습니다. 튼튼한 구조물을 만들 때 그 내부를 육각형 구조로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주변에서는 포장상자에 쓰이는 골판지의 단면에서 육각형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산업적으로는 고속열차 앞부분에 ‘허니콤(honeycomb)’이라고 불리는 충격흡수장치를 비롯해 가벼우면서 튼튼해야 하는 제트기와 인공위성 등의 기체 구조를 만드는 데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노트북의 내부 구조에 내구성을 위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 수학과 건축이 만날 때

세계의 건축물에서 도형 요소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간단하게는 삼각형이나 곡선형 구조에서부터 지오데식 돔(Geodesic dome), 비례, 나선, 원뿔, 뒤틀린 평면, 곡면 등 활용 형태 또한 다양합니다. 이런 도형 요소는 건축물 외관의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구조적인 안정성과 공간 효율성, 비용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결과입니다.

허드슨 야드 ‘베슬’의 수많은 계단도 벌집의 육각형 구조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안정성 면에서 테러와 같은 외부의 위협이나 허리케인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효용성 면에서는 ‘도시 속의 도시’라는 허드슨 야드 프로젝트의 방향성에 맞춰 한번에 1000명을 수용하면서 정글짐처럼 오르내리며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구조를 구성한 것일 테지요. 실제적으로는 인도의 계단에 나타난 육각구조 형태를 응용했다고 합니다.

벌집의 육각형 구조는 건축에서 다양한 이유에서 활용됩니다. 콜롬비아의 공공 정원은 육각형 구조를 이용해 정원의 생물과 기후조건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건축됐습니다. 프랑스의 퐁피두센터는 유선형으로 휘어지는 지붕의 틀로 벌집처럼 짜인 육각형 구조를 활용했습니다. 국내 신논현역 사거리에 있는 ‘어반하이브’는 벌집 모양의 외관을 보여주는 건축물입니다. ‘도심 속 벌집’이란 뜻의 이 건물은 외벽에 지름 1m가량의 둥근 구멍 3371개가 규칙적으로 숭숭 뚫려 있어 벌집을 연상케 합니다.

도형을 다루는 기하학, 나아가 수학은 건축물 구축의 원리, 아름다움, 색다른 공간 경험 등을 제공하기 위해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수학 시간에 배우고 있는 평면도형과 입체도형, 다양한 곡선은 물론 연속이나 무한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에 이르기까지 모두 건축의 좋은 재료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생각해봅시다. 우리 주변의 가까운 건축물, 내가 사는 지역의 랜드마크 건축물을 찾아 수학적 요소를 찾아보는 기회를 가지면 어떨까요?

박지현 반포고 교사
#신문과 놀자!#육각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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