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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황산화물, 경유차의 최대 3500배…바다 위 미세먼지 줄이기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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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황산화물, 경유차의 최대 3500배…바다 위 미세먼지 줄이기 나선다

강은지 기자 , 사지원 기자 입력 2019-03-19 22:03수정 2019-03-19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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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래(오른쪽) 환경부 장관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19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환경부-해수부 항만지역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뒤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콜록~.” 19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항 인근 연안부두로 다가가자 코를 찌르는 기름 냄새에 기침이 절로 났다. 중국으로 출항하기 위해 대기하는 여객선 굴뚝에선 까만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장소를 옮겨 인천 연수구 선광부두에 가니 정박해 있는 컨테이너선에서도 끊임없이 연기가 나왔다. 항만 관계자는 “정박 중인 배도 선박 내부에서 전기를 써야 해 시동을 끌 수 없다”고 했다.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는 ‘공회전’이 바다에선 대수롭지 않은 듯했다.

컨테이너들을 실고 항만 구석구석을 오가는 야드 트랙터에선 어김없이 뿌연 연기가 나왔다. 이 트랙터들은 모두 경유를 사용한다. 항만 근처에선 대형 경유 화물차도 쉽게 볼 수 있었다. 19일 오후 4시 인천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당 30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이었지만 항구가 있는 연수구는 67μg까지 치솟았다.

선박은 국내 초미세먼지 배출원의 10%(연간 3만2300t)를 차지한다. 선박의 주 연료인 벙커C유에서 미세먼지를 만드는 황산화물이 많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차량용 경유의 황 함유 기준은 0.001%지만 선박용 벙커C유는 최대 3.5%에 이른다. 동일한 양의 연료를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 선박에서 배출되는 황산화물이 경유차보다 최대 3500배 더 많이 나오는 셈이다.

하지만 항만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시에도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 선박은 해양수산부 영역이어서 선박과 항만에서 많은 미세먼지가 나오는지 알면서도 환경부가 우선순위에서 미뤄둔 결과다. 이런 지적이 끊이지 않자 환경부와 해양수산부가 19일 업무 협약을 맺고 2022년까지 항만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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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는 내년부터 부산이나 인천 등을 저속운항해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저속운항해역으로 지정되면 선박들은 시속 12노트(시속 약 22km) 이하로 감속 운행해야 한다. 또 선박 연료 중 황 함유량이 0.1% 미만인 선박만 입항할 수 있도록 배출규제해역도 지정할 방침이다. 배출규제해역은 올해 말 고시하고 빠르면 2021년부터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박 중인 선박의 공회전을 막기 위해 선박에 전기를 공급하는 육상전원공급설비도 신규 설치할 예정이다. 야드 트랙터의 연료를 경유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 바꾸고, 항만에 출입하는 노후 대형 경유차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때 출입을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항만 지역 13곳에 대기오염물질 상시 측정망을 세워 해당 조치들의 효과를 분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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