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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대신 학원으로 등원…강남 고교생들 ‘자퇴 러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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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대신 학원으로 등원…강남 고교생들 ‘자퇴 러시’, 왜?

조유라기자 입력 2019-02-19 19:50수정 2019-02-1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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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아DB

“학교에서 벗어나니 하루 종일 수능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아요.”

김모 양(18)는 매일 아침 학교가 아닌 학원으로 등원한다. 하루 역시 수능 공부로 시작돼 수능 공부로 끝난다. 그는 내신으로는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고교 2학년이던 지난해 4월 서울 송파구 A고교를 자퇴했다. 김 양은 “내신이나 학생부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게 제일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 양처럼 강남 3구를 비롯한 이른바 ‘교육특구’에서 학교를 자퇴하는 고교생이 늘고 있다.

19일 동아일보가 종로학원하늘교육에 의뢰해 지난해 서울 지역 고교 ‘학업중단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 지역 학업중단자 수가 많은 상위 20개 고교 중 13개교가 강남, 서초, 송파구에 위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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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중대부고는 지난해 전체 재학생 1312명 중 46명(3.5%)이 학교를 떠나 ‘학업중단자 가 가장 많은 학교’로 꼽혔다. 이어 서초 상문고(42명·2.9%), 강남 압구정고(36명·3.9%), 강남 경기고(35명·2.6%), 송파 영동일고(35명·2.6%)가 상위 5개교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서울에서 고교 학업을 중단한 3373명 중 31.9%인 1075명이 강남3구와 목동이 위치한 양천구의 출신이었다. 이들 자치구 중에서는 강남구 학업중단자(377명)가 가장 많았다. 이어 서초(250명) 송파(233명) 양천(215명) 순이었다. 최근 5년간을 비교해보면 서울 지역 고교 학업중단자 중 강남3구와 양천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28.4%에서 지난해 31.9%로 3.5%포인트 증가했다.

교육특구 학생들의 ‘학교 탈출’은 수시 비중이 늘어나면서 가속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학생부 내신이 좋지 않을 경우 상위 대학 수시 전형에 지원할 수 없다. 내신 1, 2등급을 사수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내신 위주로 공부하는 대신 학교를 자퇴한 후 수능에 초점을 맞춰 공부하는 것이 유리하다.

자퇴를 하면 내신 결과도 사라진다. 2017년 서울 노원 B고교를 자퇴한 이모 양(18)은 “숙명여고 문제유출 사건처럼 각종 편법이 생길 수 있는 내신에 ‘올인’하느니 명확하게 점수가 드러나는 정시가 나을 것 같아 자퇴했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가 2017년 12월 검정고시 출신의 대입 수시 지원 제한 규정을 위헌으로 결정한 것도 ‘자퇴 러시’에 힘을 실었다. 이 결정으로 지난해부터 검정고시 출신들도 수시에 지원할 수 있게 됐다.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들도 ‘고등학교 졸업(예정)자’인 기존 수시지원 조건에 ‘법령에 의해 고교 졸업과 동등 학력이 있다고 인정된 자’를 2019학년도 대입부터 추가시켰다.

더구나 검정고시 출신이 수시에 지원해도 ‘학생부 통합전형(학종)’에서 불리하지 않게 됐다. 서울 C대학은 지난해부터 검정고시 출신에 한해 내신을 별도로 평가하지 않는다. 검정고시 출신은 학생부 대신 ‘최근 3년 간 학업 관련 활동 자료’를 제출하면 된다. 다른 대학들도 검정고시 출신을 위한 별도의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교육특구에 사는 학부모들의 소득 수준도 자퇴 러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강남 D고교 관계자는 “고소득자가 많은 지역이다보니 주재원, 연수 등으로 해외에 나가는 학부모를 따라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이 꽤 많다”고 전했다.

교육특구의 고교생 ‘자퇴 러시’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성기 협성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현재 고교 내신은 ‘상대평가’인 반면 2025년부터는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로 완전히 바뀌게 된다”며 “성취평가제로 전환된 후에야 불리한 내신 때문에 자퇴하는 학생들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말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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