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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비 급등에 짐이 된 소…유기우에 골치 앓는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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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비 급등에 짐이 된 소…유기우에 골치 앓는 인도

뉴델리=구가인 기자 입력 2019-02-12 21:21수정 2019-02-12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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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성감별 유전자로 태어난 젖소. 출처 유튜브

한국에서 유기견과 유기묘 문제가 있다면 인도에서는 유기우(牛)가 골칫거리다.

인도는 힌두교가 전체 인구의 80%로 오랜 소 숭배 전통을 가졌지만 최근 버려진 소로 홍역을 앓는 중이다. 농업 기계화로 더 이상 일하는 소는 필요하지 않는데다 사료비 급등으로 소가 ‘짐’이 된 것이다.

특히 2014년부터 집권 중인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우파 인민연합당(BJP)이 ‘힌두 민족주의’를 주창하며 소 보호 정책을 펼치면서 소 유기는 더욱 증가했다. 과거에는 늙은 소를 암암리에 도축하는 게 허용됐지만 최근 모디 정부는 불법 도축 및 쇠고기 수출에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쇠고기 무역 및 소 가공 산업까지 크게 위축됐다.

내놓고 소를 죽이지 못하는 농민들이 잇달아 소를 몰래 버리자 늘어난 거리의 소들이 사회 문제로 부상했다. 2012년 집계된 한 통계에 따르면 당시 인도 전체 유기소는 530만 마리. 7년이 지난 현재 이 수는 훨씬 불었을 것이 확실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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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수도 뉴델리에서조차 차들과 함께 거리를 배회하거나 쓰레기 더미에서 먹이를 찾는 소를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무리로 다니는 소는 사람에게 위협이 되기도 한다. 특히 버려진 소들이 농작물을 먹어치우는 바람에 농촌 지역의 피해는 극심하다. 2000만 마리의 소를 사육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는 지난 1월 유기소에 의한 농작물 피해로 분노한 알리가르 지역 일부 농민들이 소 800여 마리를 학교 12곳에 몰아넣어 학생들이 ‘강제 방학’을 맞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인도 현지매체에 따르면 최근에는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유기소 처리는 4, 5월 중 치러질 총선에서도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외신들은 최근 급락한 농산물 가격과 함께 해결되지 않는 소 문제가 농민들의 분노를 자극해 모디 총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6일 로이터통신은 “급증한 소로 인해 농민들이 모디 총리의 힌두민족주의 정책에 대해 비난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선거를 앞두고 각 주 정부들은 보호소 확대와 함께 소 바코드 등록제 등 해결책을 경쟁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인기가 없는 수소를 배재하고 우유를 짤 수 있는 암소만 생산하는 인공수정 기술을 도입에 나서기도 한다. 9일 인도 이코노믹타임스(ET)에 따르면 우타르프라데시주 정부는 글로벌 바이오테크 기업 제너스 브리딩과 합자로 연구센터를 열고 Y염색체를 제거한 냉동정자를 통해 우유 생산 기능이 뛰어난 암소만 선택적으로 생산하기로 했다. ET에 따르면 최근 인도에서는 10여개 주에서 이 같은 기술센터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뉴델리=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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