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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軍기밀이라더니…레이더 이어 경고음까지 ‘수상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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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軍기밀이라더니…레이더 이어 경고음까지 ‘수상한 공개’

뉴시스입력 2019-01-21 11:36수정 2019-01-2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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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위성이 초계기의 레이더 경보 수신기(RWR) 경고음을 공개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지면서, 한일 간 초계기 레이더 문제가 확전되는 양상이다.

일본은 지난달 20일 자국 초계기로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 상공을 저공 위협 비행을 한 이후, 주파수 정보에 이어 RWR 경고음까지 당초에 ‘군사기밀’이라고 공개를 거부했던 사안들을 ‘여론전’에 필요할 상황에만 공개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여태까지 공개한 것은 지난달 28일 유투브에 올린 초계기 촬영 동영상이 전부로, 일본이 ‘증거’라고 언급하고 실제로 제시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특히 일본은 계속해서 ‘결정적 증거’를 감추고 있다. 오히려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를 의도적으로 자국 언론에 공개한다고 밝히면서 정치 쟁점화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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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교묘한 말 바꾸기’

앞서 지난달 27일 한국 군당국과 일본 방위당국은 첫 화상회의를 가지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가졌다. 그러나 우리 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회의 바로 다음 날인 28일 일방적으로 한국의 레이더 조준 ‘증거’라며 초계기 촬영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공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영상은 단순 우리 함정의 구조활동을 촬영한 영상으로 아무런 증거 능력도 되지 않았고, 오히려 양국 간 갈등만 부추겼다. 우리 측은 영상 공개 직후 일본 측에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는 주파수 정보를 제공하라고 했지만 일본 방위성은 군사기밀을 이유로 들어 이를 거부했다.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해상자위대의 한 간부는 “(한국이) 답변할 수 없는 레이더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며 “한국 측이 처음부터 사죄했으면 끝났을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은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양국 간 첫 대면회의에서 ‘교묘하게’ 말을 바꿨다. 일본은 회의에서 자신들이 수집한 레이더 주파수 정보 ‘일부’를 공개할 테니, 우리 광개토대왕함 레이더 주파수 특성 ‘전체’를 달라고 요구했다. 일본이 자신들이 공개할 주파수 정보가 무엇인지는 밝히지도 않은 채 우리의 함정 군사기밀 전체를 요구한 셈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를 한 것”이라며 “우리에 대한 이러한 요구는 대단히 무례한 요구고, 사안 해결의 의지가 없는 억지 주장이라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함정의 레이더는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주파수 특성이 있다. 이를 공개할 경우 실제 전자전 상황에서 전파방해(jamming)를 받게 돼 우리 군함들이 무력화되거나 추후 장비를 교체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우리 군 당국 입장에서는 당연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이고 일본 방위성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이에 우리 군 당국은 일본에 당시 일본 초계기가 전자전 장비로 접촉한 위치, 시간, 방위, 주파수 특성을 전부 공개하라고 제안했지만 일본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본은 역으로 ‘언론 플레이’를 펼쳤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싱가포르 회의 바로 다음 날인 지난 15일 TV에 출연해 “상호 데이터 교환을 요구했지만 한국이 거부했다”며 “객관적 논의를 위해 양측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교환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주장했다.

◇일본, RWR 경고음 공개…“증거 될 수 없다”

아울러 일본이 이번 주 레이더 경보 수신기(RWR) 경고음을 공개한다는 방침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RWR은 레이더의 주파수 신호를 음성으로 변환해 초계기 승무원에게 전하는 장비다.

우리 측은 지난 14일 싱가포르 회의에서도 일본 초계기의 RWR 경고음에 대해 울렸는지 여부를 물었지만, 일본 측은 ‘군사보안’을 이유로 명확하게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랬던 일본이 갑자기 돌변해 RWR 경보음을 ‘새로운 증거’로 공개한다는 방침을 추진하는 것이다.

우리 국방부는 즉시 반발했다. 국방부는 입장문을 내고 “일본은 공개하겠다는 경고음이 우리 광개토대왕함의 추적 레이더(STIR)로부터 조사(조준)받았다는 시점의 경고음인지가 확인돼야 한다”며 “부정확한 경고음을 공개해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으므로 일시, 방위, 주파수 특성 등 정확한 정보를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단순 RWR 경고음은 ‘증거’가 될 수 없다. RWR 경고음과 함께 당시 일본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의 추적레이더(STIR)로부터 조준당했다고 하는 시간과 방위, 주파수 특성 등이 나온 로그파일을 함께 공개해야 검증이 가능하다.

최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광개토대왕함의 추적레이더로부터 조사를 받았다는 시점의 경고음인지가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고 밝혔다.

오히려 한쪽에서는 당시 광개토대왕함과 함께 해역에서 수색 구조활동을 펼쳤던 해경함 삼봉호가 사용하는 켈빈 레이더의 주파수 대역을 오인했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삼봉호의 레이더 주파수는 광개토대왕함의 추적레이더(STIR레이더)와 같은 ‘I-밴드’ 대역을 사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당시 초계기의 비행 역시 수상한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니다. 지난달 20일 일본 초계기는 북한 어선을 구조 중인 우리 광개토대왕함 상공을 고도 150m에서, 오른쪽 500m까지 다가와 저공으로 위협적으로 비행했다.

지난달 20일 일본 초계기는 북한 어선을 구조 중인 우리 광개토대왕함 상공을 고도 150m에서, 오른쪽 500m까지 다가와 저공으로 위협적으로 비행했다.

일본은 광개토대왕함의 추적 레이더가 초계기를 조준했다고 주장하지만, 함정으로부터 레이더 조준을 받았다는 초계기는 10분 동안이나 함선 주변을 저공으로 비행하면서 회피 기동을 하지 않았다.

만일 항공기가 추적 레이더에 포착돼 ‘락온’(lock-on)이 되고 ‘경고음’이 나오면, ‘채프’(레이더 영상에 혼란을 주기 위해 뿌리는 작은 금속성 물체)를 뿌리고 신속하게 회피 기동을 하는 것이 항공기 조종사의 상식이다.

그러나 조준이 됐다고 주장하는 일본 초계기가 함정 주변을 상당 시간 선회한 것에 대해 일본 측은 아직까지도 아무런 해명을 못 하고 있다. 아울러 저공 위협 비행에 대한 사과조차 없다.

◇수상한 공개 방침…정치쟁점화 방점

일본의 이 같은 ‘수상한’ 공개방침은 양국 간 갈등을 풀기보다는 ‘정치 쟁점화’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공개한다고 알려진 RWR 경고음 역시 지난달 초계기 촬영 영상처럼 일방적인 주장만을 되풀이해 국제 여론전에 사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본은 경고음을 단순히 ‘소리’ 정도만 공개하고, 우리 측이 요구하는 구체적인 로그 파일은 제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이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는 정보는 교묘하게 공개하지 않으면서 계속해서 국제사회에 ‘한국이 반대한다’, ‘한국이 잘못했다’는 논리를 만들어 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일본은 지난 14일 싱가포르 회의에서 자국 초계기의 저공 위협 비행에 대해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초계기의 비행이 광개토대왕함 승조원에게 위협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본 방위성은 16일 주일 한국대사관의 우리 무관을 불러들여 한국 측이 잘못된 정보를 발표했다고 항의했다. 우리 국방부도 다음 날 곧바로 주한 일본무관을 초치해 일본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라고 엄중 항의했다.

군 안팎에서는 일본이 ‘결정적 증거’인 주파수 특성 등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이 같은 여론전을 펼치며 사태를 장기화할 것 같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초계기의 경고음을 공개한다면 이전처럼 사실을 왜곡하거나 양국간 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로 부정확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에 대한 항의 성명문을 10개국 언어로 발표하기로 했다고 21일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성명문은 한국어, 일본어, 영어를 비롯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아랍어 등의 언어로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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