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항생제 소고기’ 2020년까지 줄인다…업계 전반 변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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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12일 1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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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맥도날드 CI, 한국맥도날드 제공
사진=맥도날드 CI, 한국맥도날드 제공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날드가 항생제 소고기 사용을 줄이겠다고 선언해 동종 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맥도날드 본사는 이날 패티(Patty)의 주원료인 소고기 중 항생제에 노출된 소고기 비중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120개 국가에서 약 3만7000개 점포를 운영하는 맥도날드는 미국을 포함한 주요 조달 시장 10곳을 중심으로 소고기 패티 속 항생제 함유량을 파악하고 2020년 말까지 이를 억제할 목표치를 설정할 예정이다. 이들 시장은 맥도날드 공급망의 8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이후 2022년부터는 납품업자에게 개선 여부를 보고받을 계획이다.

맥도날드의 로런 알트민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햄버거 가격의 인상을 초래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프랜차이즈 점포들은 자체적으로 메뉴 가격을 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표는 가축의 성장을 촉진하고 질병을 예방할 목적으로 항생제가 남용됨에 따라 이를 섭취하는 사람에게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0월 발표된 소비자단체와 공익단체들의 연례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햄버거 체인 25개 곳 중 맥도날드와 버거킹, 인앤아웃 등 22개 유명 브랜드는 항생제를 일상적으로 쓰지 않은 소고기를 공급받기 위한 어떤 대책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최하 등급인 F등급을 받았다. 우리나라에도 진출해 인기를 끈 쉐이크쉑은 버거파이와 함께 A등급을 받았다.

해당 보고서의 주저자인 천연자원보호위원회(NRDC)의 식품·농업프로그램 임시 책임자 레나 브룩 연구원은 “가축 분야에서 항생제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정부 또한 정책에 변화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은 현대의 가장 큰 공중 보건 위협 중 하나”라고 경고하고 있다. 항생제는 몸속 세균의 성장이나 생명을 막는 물질로 과용하면 내성이 생겨 어떤 강력한 항생제에도 저항할 수 있는 ‘슈퍼 박테리아’에 감염될 위험이 커진다.

앞서 맥도날드는 지난 2015년부터 항생제 닭고기를 줄일 것을 선언하고, 이듬해에 목표치를 달성한 바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가축용 항생제 판매시장에서 돼지와 소의 비중은 각각 37%와 42%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닭은 불과 6%에 그쳤다.

맥도날드의 이 같은 발표에 일부 전문가는 소와 돼지가 닭보다 오래 살고 질병에 걸릴 가능성도 더 높기 때문에 항생제의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소비자동맹의 진 할로런은 “맥도날드가 막강한 구매력을 이용해 소고기 공급업자들에게 항생제 억제를 요구해 목표를 달성한다면 다른 체인점 역시 이를 연쇄적으로 따르게 될 것”이라며 “공중 보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맥도날드의 노력은 찬사 받을 가치가 있다” 고 긍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마찬가지로 미국 공익리서치그룹(PIRG) 교육기금은 맥도날드의 새로운 약속이 항생제 억제에 기여해 업계 전반의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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