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난동범 쇼핑카트로 제지한 40대 노숙인에 거액 기부금 쏟아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2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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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자 3명 낸 흉기난동범에 달려든 노숙인 마이클 로저스
‘카트맨’이라 불리며 소셜미디어서 화제
펀딩 단 하루만에 한화 기준 8177만 원 모여

호주 멜버른에서 쇼핑카트를 밀어 흉기난동범을 제압하려 한 40대 노숙인에게 모금액 10만 호주달러(약 8177만 원)가 모였다. 11일 BBC는 ‘카트맨(Trolley Man)’ 마이클 로저스(46)의 용감한 행동이 알려지며 그에게 기부금이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9일 멜버른 도심에서는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흉기난동사건이 있었다. 소말리아 출신의 한 30대 남성이 바비큐용 가스용기를 실은 트럭에 불을 붙이고 행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2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이 남성은 대치하던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그런데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이 소셜미디어에 공유한 영상에는 경찰 이외에도 범인에게 달려든 또 다른 남성 로저스가 있었다. 로저스는 수차례 쇼핑카트로 흉기난동범을 밀며 그를 제압하려고 시도했다. 그는 넘어져 바닥에 구르고, 바로 옆 트럭이 활활 불타고 있어도 굴하지 않고 범인에 맞섰다. 로저스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그(범인)를 향해 쇼핑카트를 던졌고, 그를 맞혔다. 하지만 완전히 쓰러뜨리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로저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은 빠른 속도로 소셜미디어에 공유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 ‘카트맨’이 노숙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에서는 그의 자립을 위한 모금이 시작됐다. 멜버른 노숙인 모금 자선단체의 설립자인 도나 스톨젠버그가 온라인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서 10일부터 시작한 이 펀딩에는 하루 만에 10만 호주달러가 모였다. 스톨젠버그는 “우리의 영웅이 자랑스럽다”며 그의 자선단체가 로저스의 집을 구하는 것을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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