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 대부 김경두가 폭언… 팀 사유화” 폭로 나선 ‘팀 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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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등에 호소문 보내

올해 초만 해도 ‘원팀’이었는데…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여자컬링 
대표팀이 내분에 휩싸였다. 선수들은 “부당한 처우를 받아왔다”고 주장했고, 지도자들은 이를 부인했다. 올림픽 직후 한 행사에 
참석한 김민정 감독, 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 선수(왼쪽부터). 뉴스1
올해 초만 해도 ‘원팀’이었는데…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여자컬링 대표팀이 내분에 휩싸였다. 선수들은 “부당한 처우를 받아왔다”고 주장했고, 지도자들은 이를 부인했다. 올림픽 직후 한 행사에 참석한 김민정 감독, 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 선수(왼쪽부터). 뉴스1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영미 신드롬’을 일으키며 한국컬링 최초의 은메달을 획득한 경북체육회 여자컬링팀 ‘팀 킴’이 내분에 휩싸였다.

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로 구성된 팀 킴은 최근 대한체육회와 경북체육회 등에 호소문을 보내 지도자들에게 부당한 처우를 받아왔으며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A4용지 14장 분량의 호소문에서 이들은 “김경두 경북컬링훈련센터장과 김민정 여자팀 감독, 장반석 총괄감독 때문에 오랜 시간 고통받아 왔다. 은퇴를 고려하는 선수가 있을 정도로 우리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김 감독의 아버지이며, 김 감독과 장 감독은 부부 사이다.

팀 킴은 지도자들이 대회 출전권을 빼앗는 등 팀을 사유화했다고 주장했다. 선수들은 “지도자들이 올해 8월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지 말라고 지시하는 등 선수들의 일정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또한 김 감독은 출근하지 않는 날을 세는 것이 쉬울 정도로 훈련장에 나오지 않았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감독 없이 훈련을 지속해 왔다”고 밝혔다. 선수들에 따르면 김 감독은 외국인 코치와 함께 훈련할 때 통역 역할로 참여했다. 김영미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김 감독의 훈련 불참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김 센터장이 ‘개 뭐 같은 ×’라고 말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도자들의 사생활과 인터뷰에 대한 지나친 통제도 불화를 키운 원인이 됐다. 선수들은 자신들의 인권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지도자들은 우리가 인터뷰를 할 때 고교 은사 등에 대한 언급을 금지시키고, 김 센터장과 김 감독의 공적만 내세우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이 욕설과 폭언을 일삼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선수들은 “김 센터장이 김초희가 부상이라는 이유로 딸인 김 감독을 올림픽에 출전시키려고 했다. 주장인 김은정이 이의를 제기하자 선수들을 질책하며 ‘너희들이 잘나서 이런 연봉을 주는 게 아니다. 우리가 해준 만큼 너희가 못하면 병×다’며 인격 모독적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최근 결혼한 김은정에 대해서는 “결혼을 이유로 팀에서 제외시키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올림픽 후 광고 촬영 등 대외 활동에 대한 결정도 선수들과 상의 없이 지도자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처리됐다고 한다. 선수들은 평창 패럴림픽에서 김은정이 최종 성화 봉송 주자로 선정됐음에도 지도자들이 대한체육회에 ‘김은정이 성화 봉송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일방 통보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폭로했다.

금전적 의혹도 제기됐다. 선수들은 “2015년부터 세계컬링투어대회에 나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한 해에만 6000만 원 이상의 상금을 획득했지만 지도자들이 단 한 번도 상금을 배분해 주지 않았다. 올림픽 이후 여러 축하행사, 시상식, 팬 사인회 등에 참석했지만 사례비 등의 사용처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모든 돈이 김 센터장의 개인 통장을 통해 수령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도자들은 선수들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장 감독은 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김 센터장은 폭언과 욕설을 한 적이 없다. 광고 촬영 등의 수입은 선수들의 개인 통장으로 배분됐으며 상금은 훈련비 등으로 사용됐다. 선수들이 7월에 이러한 사용 내역을 모두 확인한 뒤 사인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장 감독은 “지난주까지도 다 같이 훈련을 했던 선수들이 7일 갑자기 훈련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들의 주장 중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 증거를 토대로 바로잡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컬링 대부 김경두#팀 사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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