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속 택배물 상·하차 아르바이트 대학생, 감전 사고로 숨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7일 14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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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에서 윗옷을 벗고 물류센터 아르바이트를 하던 20대 대학생이 누전이 원인인 것으로 보이는 감전 사고로 숨졌다.

대전 대덕경찰서는 대덕구의 한 택배회사 물류센터에서 택배물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에 감전됐던 대학생 A 씨(23)가 사고 10일 만인 16일 숨졌다고 17일 밝혔다. A 씨는 6일 오전 4시 12분 경 사고를 당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줄곧 의식 불명 상태였다.

A 씨는 군 복무를 마친 뒤 2학기 복학을 앞두고 5일 저녁부터 상하차 아르바이트에 나섰다. 사고 시각에 마무리 작업의 하나로 청소를 하다 감전 사고를 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본래 전기가 흐르는 위험한 설비를 만진 게 아니다. 평소 누구나 만질 수 있는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청소 중이었는데 누전으로 전기가 흐르는 바람에 감전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A 씨는 감전과 함께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에 그대로 달라붙어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와 함께 청소를 하던 친구 B 씨가 곧바로 A 씨를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에서 떼어 냈지만 김 씨는 이미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김 씨는 윗옷을 벗은 채 빗자루를 들고 컨베이어벨트 아래로 들어간다. 잠시 후 전기가 흐른다는 김 씨의 비명에 B 씨가 김 씨를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B 씨는 A 씨를 통해 흐른 전기에 감전돼 3일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유족은 물류센터 측이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감전 사고가 났다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해당 C 택배업체는 경찰의 조사 결과에 따라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물류센터 관계자와 B 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와 누전 원인 등을 파악하기 위해 보강 조사를 벌이고 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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