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바스러지는 아픔에 미안"..부산영화제, 故 장진영 추모행사

  • 입력 2009년 10월 11일 10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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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가 바스러지는 아픔을 생각하면 죄송스럽다.”

9월 세상을 떠난 고 장진영을 추억하는 감독의 목소리가 떨렸다.

고인의 생전 출연작 ‘국화꽃향기’의 이정국 감독은 그녀를 향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국화꽃향기’는 암세포와 싸우는 여자의 가슴 아픈 사랑과 이별을 그린 영화. 그 이야기를 연출한 감독은 그래서 더욱 애끊는 슬픔을 울었을지 모른다.

고 장진영을 추모하는 특별한 자리가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열렸다.

10일 낮 12시30분 부산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배우 유선과 한지혜, 김아중과 장진영의 출연작을 연출한 감독들이 모여 고인을 추모했다.

이번 영화제 장진영 추모전 상영작이기도 한 ‘소름’과 ‘청연’의 윤종찬, ‘싱글즈’의 권칠인 감독을 비롯해 ‘국화꽃향기’의 이정국, ‘연애,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김해곤 감독, 이현승 감독,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 등이 관객과 함께 참석했다.

장진영과 드라마 ‘파파’에 함께 출연한 배우 정찬이 사회를 맡은 행사에서 윤종찬 감독은 “너무 젊은 나이에 추모전을 여는 건 어울리지 않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녀를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이정국 감독은 “현실이 영화보다 잔인할 때가 있는데 이런 경우가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영화를 촬영하면서 위암의 통증에 대해 얘기했다. 뼈가 바스러지는 아픔일 것이라고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한 소중한 배우로서 장진영이 관객 여러분의 가슴 속에 남았으면 한다”고 추억했다.

이현승 감독은 장진영이 위암 발병 사실을 알던 지난해 9월 만나기로 했지만 결국 만나지 못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가수 알리가 무대에 올라 장진영의 생전 애창곡으로 알려진 이상은의 ‘언젠가는’ 등 추모의 노래 2곡을 불렀다. 또 장진영의 생전 인터뷰 등 그녀를 추모하는 동영상도 상영돼 관객들의 애틋한 시선을 모았다.

부산=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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