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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日本의 속살, 온천료칸④규슈 가고시마 현 가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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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日本의 속살, 온천료칸④규슈 가고시마 현 가조엔

입력 2007-06-22 02:58수정 2009-09-27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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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료칸의 역사. 무려 1300년의 긴 여정이다. 기원은 나라시대(710∼784)에 등장한 ‘후세야’. 여행길에 굶어죽던 서민을 위해 사찰이 제공한 무료숙소다. 이후 시대마다 다양한 형태로 발전한다. 황족과 귀족의 신사 및 사찰 참배 여행을 돕기 위해 봉건제후의 장원과 사찰에 마련한 슈코보(宿坊), 서민숙소인 기친야도(木賃宿·식사 준비에 소요된 장작 값을 숙박비로 받음) 등. 식사까지 제공되는 ‘하타고(旅籠)’는 에도시대(1603∼1867)에 출현한다. 도로망 확충에 힘입어 상업이 발달하면서 돈 많은 상인의 비즈니스 여행이 빈번해진 덕분이다.

지금의 료칸과 견줄 만한 것 역시 에도시대의 쇼군 통치기에 등장했다. 당시 각 지방의 다이묘(봉건제후)는 쇼군에게 한 충성서약을 지키느라 에도에 볼모로 잡힌다. 그때 묵던 숙소 ‘혼진(本陣)’이 그것. 현재와 같은 료칸은 메이지유신으로 전국에 철도망이 놓이고 관광지가 개발되면서 비로소 성행한다. 료칸은 식사 제공 형태의 숙소 하타고에 다이묘에 대한 극진한 환대로 점철된 혼진의 접대문화가 접목된 가장 일본적인 숙소다.》

일본의 혼이 흐르는 료칸의 요코즈나

자연주의 인테리어-고품격 음식 모두가 벤치마킹 대상… 8년 기다려야 예약 가능

녹음 짙은 강가의 숲 속. 주차장에서 계단을 오르니 그제야 건물이 보인다. 대문은커녕 현관도 없다. 좁은 통로 양편으로 들어선 고색창연한 초가지붕의 옛 목조주택이 객을 맞는다. 그 골목길로 씨암탉 한 마리가 한가로이 오간다. 영락없는 시골풍경인데 전체적인 품새는 무척 고급스러워 높은 격조가 느껴진다.

객실 10개에 종업원은 30명. 이 중 8명은 음식만 담당한다. 전통 료칸 가조엔(雅敍苑)의 서비스 품격을 가늠케 하는 수치다. 이곳은 묘켄 온천의 아모리카와 계곡 물가. 10채쯤 되는 목조가옥이 골목길에 조붓이 들어선 형태의 이 료칸. 입구부터 진하게 풍기는 고급스러움은 구로가와(구마모토 현의 고급 온천)에서 느꼈던 노빌러티(귀족풍)를 넘어선다. 당연하다. 구로가와 자체가 가조엔을 벤치마킹한 것이니. 가조엔은 8년 전 일본 료칸 품평회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하며 이제는 보편화된 료칸의 고품격 추세를 선도해 온 ‘료칸의 요코즈나(스모 챔피언을 이르는 단어)’다.

휴게실도 운치 있다. 가운데 화톳불이 있고 그 위로 이로리(주전자)가 걸려 있다. 이내 여종업원이 차를 내온다. 강가 숲 그늘 아래 시골집 툇마루에 앉아 마시는 듯한 차 한 잔의 여유. 고개 들어보니 계곡과 숲에 가려 하늘은 손바닥으로도 가려진다. 강물 흐르는 소리, 새들의 노랫소리, 온천수 흘러넘치는 소리. 가조엔의 평화는 자연의 소리에서 온다.

객실 10개 중 8개는 보이지 않는다. 숲에 가려서다. 제각각 숲 속 어딘가 자리 잡았을 터. “모두 이전해서 다시 지은 고옥이에요. 이 근방 기리시마의 집들이지요.” 가조엔의 오카미(女將·여주인이자 총지배인)인 다지마 에쓰코 씨의 설명이다. “25년 전이지요. 옛날 집들이 하나둘 철거되더군요. 이러다가는 모두 사라지겠다 싶더라고요. 그게 안타깝기도 하고, 또 저런 집에서라면 손님들도 좀 더 편히 쉴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사들였습니다.”

객실 10개는 모두 자연을 소재로 이름 붙였다. 하늘 풀 빛 물 바람 낙엽 벚꽃…. 내가 묵은 객실은 쓰바키(椿·동백나무의 일종)였다. 비좁은 골목의 계단으로 오른 강가 언덕 중턱의 2층형 목조(소나무) 고옥인데 본디 술도가의 주인집이었단다. 1층 현관 옆에는 이로리가 있는 휴게실이 있고, 2층은 나무 데크가 깔린 널찍한 테라스와 다다미방이 전체를 차지한 구조였다. 노텐부로는 테라스의 한구석에 있었다.

가조엔의 객실은 10개 중 8개가 이처럼 객실마다 노텐부로를 갖춘 구조. 5만5000개의 료칸이 있다는 일본이지만 객실에 자체 노텐부로를 갖춘 곳은 드물다. 가조엔은 ‘자쿠지빌라’식 온천 료칸의 효시로 여겨지는 원조 격. 그 욕조 역시 독특하다. 자연석으로 만들었다. 공용 노텐부로 것은 큰 바위를 파내어 만들었다. 이 욕조에는 온천물이 24시간 흘러넘친다.

온천 료칸의 저녁식사는 헤야쇼쿠(객실 상차림)가 제격. 가조엔은 이 방식을 고수한다. 오후 6시 반. 나카이상(료칸 도우미)이 30m도 더 되는 계단 아래 주방에서 쉼 없이 음식을 날랐다. 헤야쇼쿠가 차려진 장소는 1층의 휴게실. 화톳불 공간의 외곽 테(좁은 나무판)를 식탁으로 삼아 거기에 차렸다. 이런 식사는 특별한 경험이 된다.

가조엔의 음식은 특별하다. 거개가 주인이 직접 재배한 야채와 키운 닭, 그 계란으로 만든다. 식전 과실주부터 대나무통에 지은 밥(산사이고항)까지 1시간 30분 동안 계속됐다. 가크니(깍두기 모양으로 자른 돼지고기찜) 사쓰마아게(어묵) 사쓰마지루(탕국) 등 사쓰마 향토요리도 있었다. 대나무를 다듬어 음식을 받쳐내는 것도 특이했다. 특히 젓가락은 어찌나 정교하게 다듬었는지 손님마다 기념으로 가져갈 정도. 대나무 받침이며 젓가락 역시 직접 만든다. 남편이 운영하는 덴구노모리(리조트형 온천 료칸) 숲 속의 농장과 제재소가 그 현장이다.

가조엔에는 온천공이 2개나 된다. 모두 지하 100m에서 용출되는데 아모리카와의 강가여서 깊이 파지 않고도 풍부한 온천수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수질은 탄산천, 수온은 56도와 38도. 두 물을 섞어 겨울에는 43도, 여름에는 40도로 공급한다. 공용 노텐부로는 2개. 이 중 하나는 대여탕(가족탕)으로도 쓰인다. 함석지붕의 실내지만 고즈넉한 분위기가 멋지다.

가조엔에서의 첫 밤. 강가 숲 속의 자연, 손님 서로가 마주치지 않도록 배려한 세심한 동선, 객실에서 홀로 즐기는 노천온천욕. 모든 것을 잊고 지낼 수 있는 분위기다. ‘와스레노사토’(忘れの里·망각의 공간). ‘가조엔’ 이름 위에 붙은 료칸의 이 별호는 체험한 그대로였다.

아침산책 삼아 내려간 강가. 아시유(발만 담그는 온천탕)가 있다. 그 물가로 몇몇 료칸이 보였다. 모두 콘크리트 건물로 가조엔과는 느낌부터가 달랐다. “저희도 1975년 개업 당시에는 저랬어요.” 오카미의 이야기는 계속됐다. “그런데 료칸이 온천욕만 즐기는 곳에 그쳐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음까지 편히 쉴 수 있어야 진정한 휴식처가 아닐까 싶어 이렇게 다시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녀가 원한 것은 수더분한 시골 분위기. 누구나 편안함을 느낄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구옥을 옮겨와 시골집 분위기의 료칸을 만드는 것. 거기에 닭도 풀고, 이로리도 걸어 화톳불로 피우고. 매일 오후 8시에 이로리 화톳불 주변에 모여 앉아 소주를 마시며 즐기는 정담은 그렇게 시작됐다. 대나무통에 미즈와리(물에 희석하는 것) 소주를 담아 화톳불 옆에 놓고 데우면서 마음껏 마시는데 물론 무료다.

이날 우연히 이 자리에서 서울에서 온 한국인 가족(8명)을 만났다. 몇 년 전부터 일본 온천 료칸만 찾아 가족여행을 온다는데 놀랄 만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가조엔을 다시 찾는데 8년이나 걸렸다는 것. 이유는 간단했다. “예약이 너무 힘들어요. 찾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8년을 기다려 찾을 만한 료칸. 과연 일본 최고라 할 만했다.

기리시마(가고시마 현)=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 활화산 ‘사쿠라지마’ 분화구 볼만▼

가고시마 시는 규슈 남쪽의 중심지.

시내의 시로야마 전망대부터 오르자. 시가지와 더불어 가고시마의 상징이 된 사쿠라지마(해발 1117m, 둘레 50km의 활화산)가 한눈에 조망된다. 사쿠라지마의 위치는 가고시마 시내에서 바다(긴코만) 건너 4km. 원래는 섬이었으나 1914년 대분화 때 분출된 용암이 폭 400m의 해협을 메워 오스미 반도와 섬을 연결시키는 바람에 현재는 연륙도다.

사쿠라지마에는 관광객센터가 있어 분화 체험도 할 수 있다. 남쪽 용암 들판에 들어선 아리무라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분화구 모습은 장대하다. 7, 8월에는 가고시마 시의 야경을 선상에서 감상하는 ‘긴코만 크루즈’(사쿠라지마 납량관광선)도 한시적으로 운항.

시내 볼거리로는 어뮤플라자 가고시마(레스토랑 관람차), 이신후루사토관(막부시대 말기부터 메이지유신까지의 역사를 로봇을 통해 보여주는 곳), 센간엔(사쿠라지마와 긴코만을 배경으로 조성한 19대 번주 별장의 정원), 수족관, 돌핀포트(항구의 위락시설) 등이 있다. 시티뷰 버스를 이용(시로야마·이소, 워터프런트 등 두 코스)하면 편히 둘러볼 수 있다. 시영 전차도 운행(160엔).

▼ 여행정보▼

◇가조엔(雅敍苑) ▽홈페이지=www.gajoen.jp ▽위치=가고시마 현 기리시마 시 묘켄온천. 가고시마국제공항에서 택시로 15분 거리 ▽가격(1인·2인 1실 기준)=2만4510∼4만8660엔(세금 별도 주말요금). 쓰바키(椿) 객실이 가장 비싸다 ▽식사=저녁은 객실, 아침은 식당 ▽찾아가기=인천∼가고시마 대한항공 운항

◇가조엔 료칸 자유여행

이오스여행사(www.ios.co.kr)는 일본어를 못 해도 다녀올 수 있는 자유여행 패키지를 판매 중. 항공권, 료칸 숙박(하루 3식 포함), 료칸 여행안내서(자체 제작), 여행자보험, 송영서비스(료칸∼공항) 포함. 직원 한 명이 출발부터 도착까지 전담해 로밍폰으로 24시간 통역서비스를 제공하고 출발 전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길 찾기, 열차 갈아타기 등을 알려준다.

▽상품(가격은 주말 기준) △3일 일정 ①가조엔(2박): 일반객실 95만 원, 노천탕 딸린 객실 115만 원, 귀빈실 145만 원 ②가조엔(2박)+덴구노모리 피크닉(4시간): 130만 원부터 △4일일정(가조엔 3박): 일반 객실 120만 원, 노천탕 딸린 객실 150만 원, 귀빈실 190만 원 △특전: 가고시마공항∼가조엔 송영서비스, 가고시마 지주(地酒·향토 술인 청주 혹은 소주), 식사 메뉴를 미리 선택하는 ‘전용 식탁 맞춤 서비스’ 제공 △예약: 홍은주 과장, 엄태훈 주임 02-546-4674

◇관련정보 ▽한국 △일본국제관광진흥기구(www.welcometojapan.or.kr)=02-777-8601 ▽현지 △가고시마 현 관광연맹(www.kagoshima-kankou.com) 099-223-5771 △가고시마현 관광과 099-286-2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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