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 영문판 美서 공식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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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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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 신드롬… 美 독자들도 “감동을 부탁해”

출간 전부터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으로부터 격찬을 받은 신경숙 씨(48)의 장편 ‘엄마를 부탁해’(사진)가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공식 출판기념회를 갖고 영어권 독자들의 평가 앞에 섰다. ‘엄마를 부탁해’ 외에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의 영국 진출이 성사되는 등 해외 문학계의 신경숙 바람은 앞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 한국총영사관에서는 크노프 출판사가 출간한 이 책의 영문판 ‘Please Look After Mom’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미국 언론계, 출판계 인사와 독자 등 200여 명이 자리를 함께해 성황을 이뤘다. 김영목 주뉴욕 총영사와 존 프레이토 주뉴욕 캐나다 총영사, 마크 민턴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 로빈 데서 크노프 부사장, 미국 현지 에이전시인 바버라지트워에이전시의 바버라 지트워 사장 등이 참석했다.

신 씨는 인사말에서 “소설을 읽는 동안 잃어버리거나 잊어버린 엄마들이 우리 마음 안으로 되돌아오는 심리적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 책은 나 개인에게도, 한국 문학으로서도 미국에 내리는 첫눈일 것이다. 이 위로 또 다른 아름다운 눈들이 풍성하게 쌓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축하 메시지를 보내 “이 세상 모든 엄마가 위로를 받고, 많은 아빠와 아들딸이 엄마의 소중함을 깊이 깨닫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행사가 끝난 뒤 신 씨는 1시간여 동안 책 사인회를 가졌다.

‘엄마를 부탁해’는 미국 서점가에서 공식 판매가 시작된 이날 크노프사가 3쇄를 찍기 시작하는 등 인기몰이에 돌입했다. 1쇄 10만 부에 이어 2쇄 3000부도 모두 서점에서 소화한 것. 이날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는 실시간 집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엄마를 부탁해’가 전체 100위 안팎, 문학 작품 가운데는 40위 안팎을 오르내렸다. 이에 앞서 초대형 서점 체인인 반스앤드노블은 ‘여름 2011 디스커버 프로그램’의 신작 15개 중 하나로 이 책을 선정했다. 라이브러리 저널, 퍼블리셔스 위클리, 커커스 리뷰 등 독서 전문지의 격찬도 줄을 잇고 있다.

출판기념회에서 만난 뉴욕타임스 기자, 크노프사 에디터 등은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 출판계에 세찬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데 대해 “엄마와 가족애라는 보편적 가치를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기에 미국에서도 독자들을 유인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4월 3일자 뉴욕타임스에 서평을 쓴 미실리 라오 뉴욕타임스 기자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 주는 책으로 미국 시장에서 분명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자 사인회 5일 미국 뉴욕 한국총영사관에서 ‘엄마를 부탁해’ 영문판의 출판기념회를 가진 뒤 소설가 신경숙 씨(왼쪽)가 독자들의 사인 요청에 응하고 있다. 그는 책에 사인과 함께 영어로 ‘소원을 이루세요’라는 말을 써줬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저자 사인회 5일 미국 뉴욕 한국총영사관에서 ‘엄마를 부탁해’ 영문판의 출판기념회를 가진 뒤 소설가 신경숙 씨(왼쪽)가 독자들의 사인 요청에 응하고 있다. 그는 책에 사인과 함께 영어로 ‘소원을 이루세요’라는 말을 써줬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데서 부사장은 “2009년 9월부터 6주마다 이 책의 번역본을 한 장(챕터)씩 받았는데 읽을 때마다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읽은 후 엄마에게 전화를 하고 싶도록 만드는 책”이라고 말했다.

이 책을 영어로 번역한 김지영 씨(30)는 6일 본보에 보낸 e메일에서 “미국인의 눈에는 ‘순교자’ ‘성인’으로까지 비치는 소설 속 한국 어머니의 모습이 낯설지만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나 미안함은 미국인도 같은 듯하다. 회한에 싸인 가족들의 감성적인 언어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이 소설의 미국 진출을 도운 에이전시 케이엘매니지먼트의 이구용 대표는 “뉴욕타임스 17일자에 전면 광고를 싣는 등 앞으로 현지 마케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열기 속에 신 씨의 다른 작품들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 앞서 만난 신 씨는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의 번역본 일부를 미국 영국 등의 출판사에 돌렸는데 영국에서는 계약이 성사됐고 폴란드의 한 출판사도 출간을 하고 싶다는 제안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크노프사도 이 책의 미국판 출간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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