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사회 초년생 ‘어른아이’들을 위한 힐링과 멘토링

  • Array
  • 입력 2012년 9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김난도 지음
308쪽·1만4000원·오우아

페이스북에서였던가. “요즘 가장 지겨운 단어가 ‘힐링’과 ‘멘토’”라는 글을 봤다.

그 글을 쓴 사람은 진짜로 힐링(치유)과 멘토링(조언) 자체가 쓸데없다고 느꼈다기보다는, 그런 간판을 내걸고 분위기에 편승하려는 얄팍한 마케팅에 푸념을 한 것이 아닐까.

헛배이든 아니든, 치유와 조언의 ‘포만감’이 사회를 채운 시점에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국내 출판 사상 최단기간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저자 ‘란도샘’이 돌아왔다. ‘멘토 왕의 귀환’인 셈이다.

이 책은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2탄이다. 저자는 대놓고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그렇다면 ‘흔들려서 어른’이다”라는 구절을 책 전반부에 깔아버린다. 그가 20대의 아픔 다음으로 부여잡은 것은 사회생활에 첫발을 디딘 30대의 혼란스러움이다. 책의 부제도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어른아이들에게’다.

이 책에서 ‘란도샘’은 퇴직과 이직, 섹스와 결혼, 취미와 밥벌이, 일과 가사 사이에서 흔들리는 어른들을 불러냈다. 그리고 그들의 상처 앞에 고개를 끄덕이고, 생각할 거리를 던지며 때로는 ‘당신은 아름답다’는 추상적인 용기를, 때로는 ‘이렇게 부딪쳐보라’는 놀랍도록 구체적인 제안을 던진다.

누구에게 지겹든 말든 치유와 조언의 힘은 여전히 유효하다. 지금, 치유 포화의 시대에도 어떤 아픔과 혼란은 치유되지 않은 채 조언을 구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풍부한 삶의 단편과 독서 경험을 녹여낸 저자 특유의 감성적 글쓰기를 무기로 공감 끌어내기와 상처 보듬기, 먼지 털어 일으켜 세우기를 설득력 있게 시도한다.

돌려 보면 뻔한 얘기라 해도 할 말은 없다. 그렇지만 재즈 피아니스트 키스 재릿의 가장 달콤한 음반과 함께 힘겨워하는 조카, 동생에게 권하기에 어색하지 않은 책일 듯하다. 잘 읽힌다. 단, 힐링과 멘토란 단어부터가 지겨운 사람, 또는 그런 것들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첫 장부터 지루할 책이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책의 향기#실용기타#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