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지식경영시대… 경영고수 145명이 모은 ‘지혜의 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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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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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낭록/DBR(동아비즈니스리뷰) 엮음/340쪽·1만5000원·레인메이커

조직이론 분야의 대가인 칼 와익 미국 미시간대 교수는 21세기 극한의 경쟁 환경에서는 재즈 즉흥 연주에 필요한 순발력을 가진 고(高)신뢰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클래식은 연주자가 악보와 지휘자의 지시를 그대로 따른다. 하지만 재즈는 다르다. 각자 알아서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멜로디와 박자를 만들어 내며 다른 연주자와 조화를 이룬다. 이때 모든 연주자는 수평적 파트너 관계다. 급변하는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최고의 전문성을 가진 구성원이 리더를 바꿔가며 유기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연주자 각자가 ‘자기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며, 권한 위임이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 뉴욕경찰청은 조직 혁신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1990년대 초반 문제 조직으로 평가받던 뉴욕 경찰은 윌리엄 브래턴 청장이 취임한 지 2년 만에 우수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브래턴 청장은 평소 “말로 할 수 있는데 글로 쓰지 말 것이며, 행동할 수 있는데 말로 하지 말라”면서 실행을 강조했다. 그가 부임할 당시 뉴욕은 범죄가 들끓는 도시였지만 경찰은 열악한 근무 환경 탓만 했다. 그는 사무실에 앉아 개선 보고서를 받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할 직원들이 지하철로 출퇴근하며 시민의 입장에서 현장을 체험하게 했다. 포스터나 구호는 조직원을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 대신 한 가지라도 본보기가 되는 행동을 실천하는 것이 변화를 이끄는 동력이 된다.

책 제목의 ‘혜낭’은 ‘지혜(慧)의 주머니(囊)’라는 뜻이다. 경영계와 학계의 고수 145명이 오랜 사색과 연구를 통해 터득한 통찰과 지혜로 세상을 읽는 눈을 제시한다. 지식경영의 시대에는 지식과 통찰이 기업 경영의 핵심 요소다.

2010∼2011년 초 고품격 경영 저널 DBR에 소개된 짧은 글들을 엄선해 엮었다. 출퇴근 시간이나 잠자리에 들기 전 토막시간을 이용해 잠깐씩 보기에도 매우 유용하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책의 향기#경영#혜낭록#D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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