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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선진국 원조가 아프리카 죽인다” 잠비아 여성 경제학자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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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선진국 원조가 아프리카 죽인다” 잠비아 여성 경제학자의 ‘절규’

동아일보입력 2012-06-09 03:00수정 2012-06-09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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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원조/담비사 모요 지음·김진경 옮김/256쪽·1만5000원·알마
잠비아 출신 여성 경제학자가 ‘외국의 원조가 아프리카를 죽이고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그는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세계적인 경제사학자 니얼 퍼거슨의 제자이자, 지난해 출간돼 논란을 일으킨 ‘미국이 파산하는 날’의 저자다.

그의 주장은 강력하다. 아프리카 국가들에 제공되는 차관과 증여는 이 나라들의 부패와 갈등을 조장하며 자유기업 체제가 구축되는 것을 방해한다는 것.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었던 모부투 세세 세코는 재임 기간에 국가의 전체 외채와 맞먹는 50억 달러를 빼돌린 것으로 추정된다. 원조 수령액의 거의 절반(2003년의 경우 100억 달러)이 매년 아프리카 대륙에서 어딘가로 새어 나간다는 것이 저자의 추산이다.

이 같은 부패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의 원조는 보통 횡령이 쉬운 현금 형태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현금 원조는 다이아몬드 광산이나 유전을 가진 국가에서 흔히 나타나는 것처럼 관료의 부패를 조장한다는 것. 원조기관이 나눠주는 모기장 때문에 해당 국가의 모기장 제조업자들은 사업을 접어야 한다. 선한 의도의 모기장이 자유 기업체제가 뿌리 내릴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는 셈이다.

부패를 양산하는 이런 원조가 왜 계속 이뤄지는 것일까. 저자는 관행과 타성에 젖은 원조 공여 시스템을 지목한다. 세계은행의 1만여 명, 국제통화기금(IMF)의 2500여 명, 다른 유엔 기구에서 일하는 직원 5000여 명, 비정부기구와 민간자선단체를 합하면 약 50만 명이 원조를 제공하는 일에 종사한다. 원조를 제공받는 나라의 관리들뿐만 아니라 이들 공여기관 종사자들의 생계도 원조의 지속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다. 게다가 공여국들은 회계연도에 자금을 모두 집행하지 않을 경우 다음 회계연도에 예산이 삭감될 것을 두려워한다. 이것 역시 타성에 젖은 원조가 지속되는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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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대안으로 △이 나라들이 신흥 아시아 국가들처럼 수익률 하락 시 지급보증을 받는 방식으로 세계 채권시장에 진출하고 △아프리카 공공기반시설에 직접 투자하는 중국식 투자 방식을 확대하며 △미국 유럽연합 일본이 자국 농민에게 주는 농업보조금을 철폐하도록 요구하는 한편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에서 성공했던 것과 같은 소액금융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제안한다.

저자의 주장을 따라가다 보면 원조 자체보다 원조를 받아들이는 나라의 문제가 더 크다는 느낌이 든다. 저자는 경제가 성장하기 전의 빈곤국에서는 민주주의보다 결단력 있는 ‘선한 독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책의 향기#경제#죽은 원조#담비사 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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