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미국을 흔드는 중국 이주민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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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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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브라더스/버틸 린트너 지음·이은진 옮김/288쪽·1만3000원·푸른숲

1620년 메이플라워호, 1788년 퍼스트 플리트(첫 번째 선단)가 각각 북미와 호주 해안에 닿았다. 살 곳을 찾아 떠난 유럽 이주민들은 현지에 정착해 본국의 정치와 경제기반을 이식했다. 이주는 본국 정부의 이해타산과 맞물리며 바다를 넘은 전략적 행보로 이어졌다.

책은 20, 21세기 중국인의 이주사에 주목하며 이를 ‘차이나 브라더스’의 침투라는 관점에서 분석한다.

중국 정부와 이주민, 폭력조직 삼합회의 잘 보이지 않지만 공고한 협업은 이주지의 인종 구성을 바꾸고 정치와 경제 패권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스웨덴 일간지 스벤스카 다그블라데트의 특파원으로 1997년부터 아시아에 머물며 취재활동을 하고 있다. 아시아 정치와 역사에 관해 10권의 책을 썼다.

중국 정부의 해외 이주 장려는 다양한 이유로 진행되고 있다. 자국 내 인구 증가로 인한 부담을 줄이고 실업률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해외로부터의 송금과 전략적 요충지 확보 등의 실리를 얻기 위해 이주민과 삼합회의 활동까지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지 정부의 기반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미국과 대만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포석도 있다.

저자는 자료 조사와 취재를 위해 러시아 극동 지역과 뉴질랜드, 하와이, 파푸아뉴기니, 솔로몬 제도, 바누아투, 피지 등 태평양의 도서국가와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누볐다.

현지 연구기관과 언론매체의 통계자료, 설문조사 결과, 지리적·역사적 배경, 상업과 종교 현황, 정치제도와 국민의식 등에 관한 다양한 자료를 책에 녹였다. 현지 매체의 기자부터 범죄 전문가, 익명을 요구한 현지 정보원까지 다양한 이들이 ‘차이나 브라더스’에 얽힌 사례들을 들려준다.

저자는 “아시아인들이 새롭게 떠오른 초강대국(중국)이 아시아 국가라는 이유만으로 무비판적인 태도로 옹호한다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시아 민족주의자들이 일본의 야욕을 간과했던 과오를 되풀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책의향기#인문사회#차이나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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