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books]비윤리적 공장식 축산현장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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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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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사는 공장/니콜렛 한 니먼 지음·황미영 옮김/428쪽·1만5000원·수이북스

돼지들은 몸을 돌리지도 못하는 좁은 우리에 갇혀 있다. 콘크리트 바닥에서 사료와 약품을 먹고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몸을 불린 돼지들은 태어난 지 약 5개월이면 도축된다. 암퇘지는 끊임없이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다가 생을 마감한다. 닭은 어떤가. 어미 닭 대신 인공부화기가 달걀을 품고, 철장 속에 빼곡히 들어찬 닭들은 도축돼야 밖으로 나갈 수 있다. 산란용 품종의 수평아리들은 태어나자마자 산 채로 분쇄기에 들어가 산업 폐기물 신세가 된다.

미국에서 공장식 돼지 사육 반대 캠페인을 이끌던 환경운동가이자 변호사인 저자가 미국 곳곳의 축산 시설을 답사한 뒤 문제점을 고발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식품의 양은 세계 모든 사람이 하루 3800Cal씩 섭취할 수 있는 양이므로, 식품 분배만 적절히 이뤄진다면 공장식 축산업은 필요치 않다고 주장한다. 육류 소비를 줄이거나 친환경적으로 키워진 가축을 소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비윤리적인 축산업 현장을 사실감 있게 고발했지만 공장의 현장 사진을 한 장도 싣지 않아 아쉽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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