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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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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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일 하면 왜 상을 받아야 돼? 벌을 받으면 안 돼?
◇ 이야기 기차/사키 글·알바 마리나 리베라 그림·김미선 옮김/40쪽·1만5000원·뜨인돌어린이

뜨인돌어린이 제공(그림)
뜨인돌어린이 제공(그림)
아이에게 흔히 하는 말. “착한 일 하면 상을 받는단다.” 그런데 아이가 이런 볼멘소리를 한다면…. “왜 착한 일을 하면 상을 받아야 돼? 벌을 받으면 안 돼?” 당황했다면 이 작품을 함께 읽고 난 뒤 얘기해보면 어떨까. ‘착한 일 하고 벌 받는’ 의외성 짙은 얘기다.

기차 안에서 뛰어다니며 소란을 피우는 세 아이. 한 아주머니가 이들을 조용하게 하려고 이야기를 들려준다. ‘옛날 옛날에, 착한 소녀가 있었는데 이 소녀가 성난 황소한테 쫓기자 마을 사람들이 소녀를 구해줬다’는 뻔한 얘기. 아이들은 툴툴댄다.

앞에 있던 신사가 제법 신선한 얘기를 꺼낸다. “‘공부 잘하는 상’ ‘말 잘 듣는 상’ ‘바른생활 상’으로 세 개의 메달을 받은 한 소녀가 있었는데, 어느 날 왕자의 공원으로 초대를 받았지. 하지만 늑대가 나타났고, 소녀는 잎이 무성한 작은 나무 사이로 숨었어. 소녀는 몸을 잘 숨겼지만 두려움에 와들와들 떨었고, 결국 목에 건 메달이 ‘쩔렁∼쩔렁∼’ 소리를 내 늑대에게 잡아먹혔지.”

소설 속 아이들은 듣고 나서 “재밌다”고 했지만 우리 아이들은 어떨까. “이게 뭐야∼”란 반응부터 “정말 끝이야?” “소녀가 진짜 죽은 거야?”란 다양한 질문이 나올 법하다. 그럼 어떤 얘기를 해줘야 할까. 메달 같은 위험한 것은 집에 놔두고 놀아야 된다고? 착해도 불행이 온다고?

이렇게 아이들과 얘기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2009년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 라가치 상 수상작.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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